영화 다빈치 코드 개봉
5월 18일, 말 많은 영화 ‘다빈치 코드’의 개봉일. 프랑스 칸느에서 영화제 개막 상영작으로 전세계 그리스도교인들과 교회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혹평에 다소나마 위안을 삼는 것은 조금 비겁할까?
예수가 결혼해 아이를 두었고, 이를 감추려는 교회가 비밀 조직을 통해 폭력과 음모로 사람을 해친다는 이 영화. 지적인 호사를 가장하고 거룩한 신앙의 대상을 끌어내리려는 음험한 재미로만 따진다면 어떤 추리물보다도 한 단계 높은 품격을 갖추고 있다.
소설에서 영화까지 그 반응은 애당초 여러 갈래가 될 수밖에 없다. 재미있게 영화를 봤다고 신앙을 의심할 일도 아니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제삼자의 무심함에 섭섭해할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상영금지가처분신청을 낸 종교단체의 편협성을 비난하며, 신청이 기각됐다고 “그것 봐라” 하며 조소할 것은 더욱 아니다.
논란의 당사자가 된 교회의 반응은 당연히 극도의 불쾌감이다. 교회 존재의 근거인 핵심 교리를 야만적으로 공격당하면서도 심각한 표정으로 우려를 표명하는데 그치고 있는 교회의 반응이 이상할 정도이다. 물론 일부에서는 보이콧을 주장하지만 서구 언론의 버릇없는 만평에 분노하던 이슬람의 대응과는 사뭇 다르다. 점잖아서 그런가, 아니면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 탓인가?
그리스도교 전통과 문화
비교적 의연한 대처에 개인적으로는 자신감을 본 듯해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반드시 지적돼야 할 일은 있다. 당사자인 그리스도교 교계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그 무례함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언론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그리스도교에 전통과 문화의 뿌리를 두고 있는 서구와 다종교사회로 어느 종교도 지배적인 위치에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의 언론 보도와 대중적 정서는 물론 다르다. 전통의 뿌리를 공격받는 서구에서야 빈발한 공격에 비례해 대응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종교적 입장에 대해서는 물량적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우리 독자와 관객들이 신성 모독과 예술적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교회의 편을 들리는 별로 없다.
절대자에 대한 예의
이런 상황을 고려해도 다빈치코드 논란에 대한 보도에는 문제가 있다. 즉, 그 선정성과 충격, 화제작으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부각시키는 반면 그 내용이 종교와 종교인에 대한 모독과 조롱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전혀 지적되지 않고 있다.
비록 픽션이라 할지라도 신앙의 대상을 모독함으로써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자 함은 예술과 창작의 자유에 대한 요구에 앞서 지적돼야 하는, 인간과 절대자에 대한 예의와 존경심의 결여가 아닐 수 없다.
참된 교회상 세상에 구현
마침 홍보주일이다. 미디어 시대를 사는 교회는 이제 홍보활동에도 적잖이 신경을 써야 한다. 교회는 매체를 직접 소유하고 운영할 수도 있지만 세속 매체에서 일하는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을 갖고 있다. 이들은 교회의 조그만 관심만으로도 교회의 입장을 수호하고, 참된 교회의 모습을 세상에 알리는데 헌신할 자세가 되어있다.
실제로 이들은 굵직한 교회 소식들에 대한 세인의 관심을 북돋우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하지만 종종 우리 언론의 교회에 대한 보도들을 보면, 이들 언론들의 구석구석에 있는 가톨릭 언론인들에 대한 교회의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박영호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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