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최근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2005)에 나타난 한국교회의 모습은 이제 외형보다는 내실을 기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2005년말 현재 통계로 발표된 이번 조사 결과는 이전 통계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둔화된 교세 증가율과 함께 주일미사 참여율, 냉담자율, 성사생활 등 기본적인 신앙생활 참여도의 미비는 고질적인 한국교회의 문제점으로 여전히 드러나고 있다.
다만 신자 증가율이 2004년에 이어 연속으로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은 나름대로 희망적인 징조이기는 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외형의 확대보다는 신앙생활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한국 교회의 급선무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70년대와 80년대에 구가하던 급속한 외적 팽창은 이제 기대하기 힘들다. 이 시점에서 한국교회는 이제 기존 신자들의 신앙생활 쇄신에 좀더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장기적인 선교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직접적이고 단기적인 선교 노력보다도 오히려 이러한 내적 쇄신의 성취 여부에 달려 있다.
실로 한국교회 신자들의 신앙 생활은 위기 상황이라고 할 만하다. 이번 통계에서도 신앙생활의 충실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주일미사 참여율은 전년 28.1%에서 더 하락해 26.9%로 떨어졌다. 냉담율도 2004년 36%에서 2005년에는 36.4%로 증가했다. 1995년에는 26.5%에 불과했으나 불과 10년만에 10%나 증가한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선교의 위기가 아니라 신앙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이해진 신앙생활은 그대로 신자들의 일상 생활에도 이어진다. 신자라 해서 비신자들과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이다. 신앙생활이 삶과 유리되어 신앙 따로 삶 따로의 생활을 하고 있다. 더 이상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하나의 공동체로서 교회와 그 구성원들의 삶이 복음의 가르침에 충실해야만 교회 밖의 사람들은 그러한 교회의 모습을 보고 복음을 신뢰하게 된다. 가장 기초적인 신앙생활 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신자들을 보면서 누가 복음을 받아들이겠는가. 선교의 관건은 그리스도인다운 신앙생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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