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답게 살고자 최선 다하길”
“이제 시작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성구(聖句)의 정신에 따라
초심(初心)을 잊지 말고 살아주십시오.
이것이 부모의 바람입니다”
†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영광 받으소서!
새 사제들을 통해서….
먼저 새 사제들의 서품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새 사제들의 부모로서 저희들도 기쁩니다.
한명을 하느님에게 봉헌하고 열다섯명의 아들을 새로 얻었으니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지만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는건 왠 일입니까?
세상으로 나아가는 새 사제들을 볼 때, 마치 양을 이리가운데 보내는 예수님의 마음처럼, ‘제 2의 그리스도’로 새 사제들을 가르쳐 온 교수신부님들의 마음처럼, 이 부모들의 심정도 설레이고 착잡합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십시오.
새 사제들을 위해서 부모형제들은 물론이고 많은 신자들이, 교회공동체가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하느님을 위해서 자신을 온통 내어 놓으신 분들! 무엇이 두렵습니까?
멋지게 사십시오!
하느님의 자식답게, ‘하느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멋지게 사십시오.
환갑을 지난 자식을 바라보는 팔순 노모처럼 노파심에서 몇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사제직이 완성되는, 하느님의 품안에 안기는 그날까지 사제로서 사제답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십시오.
자신이 선택한 성구(聖句)의 정신에 따라 초심(初心)을 잊지 말고 살아 주십시오. 이것이 부모의 ‘바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께서 사랑하시는 새 사제!
교회공동체의 축복속에 새로 태어난 사제!
자신의 뜻을 접고 하느님의 뜻을 묵묵히 따른 성모님처럼, ‘겸손’의 길을 걸으신다면 성모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
오만함은 하느님을 무시하는 길이고, ‘겸손’은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길입니다.
겸손한 사제의 모습은 예수님의 모습으로 신자들에게 다가옵니다.
신자들은 겸손한 사제를 사랑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겸손’은 ‘순명’의 정신을 심어줍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교회장상에게 순명하십시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 8)는 말씀을 따라 가난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이 말씀은 궁핍하게 초라하게 살라는게 아닙니다.
필요한 것을 갖되 집착하지 말라는 것, 다시 말해 마음을 비우고 살아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는 자유를 주시려고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갈라 5, 13)
마음을 비우면 얼마나 자유로운지 모릅니다. 영적 자유로움을 체험하기 위해선 먼저 마음을 비우고 물질적으로도 ‘가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하느님께 봉헌한 몸, 이제 멋지게 하느님께 바칩시다.
”
기도하는 사제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기도를 먹고 사는 사람’답게 새 사제들은 ‘기도하는 삶’을 보여 주십시오.
성체조배를 하는 사제의 모습은 신자들에게 성체조배를, 묵주기도를 하는 사제의 모습은 묵주기도를, 신자들에게 행동으로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신자들은 사제들이 자신의 삶속에서 기도를 가르쳐 주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불러 주신 분이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모든 행위에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1베드 1, 15)”
이제 새 사제는 ‘하느님의 종’이고 ‘교회의 종’입니다.
‘종’으로서 ‘봉사자’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선 건강도 챙겨야 합니다.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을 유지하도록 힘써 주십시오.
부모님과 신자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새 사제들은 서품과 동시에 ‘한 형제’로 태어났습니다.”
서품동기생들은 이제 어려울때에 서로 위로해 주고, 용기를 주면서 그분을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말뿐인 한 형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피를 나눈 한 형제로 태어났기에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서로가 서로를 위해’ 존재해야 할 것입니다.
새 사제들은 이미 부제품을 받을 때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고 하느님과 교회공동체 앞에서 서원한 바 있습니다.
이 험난한 세상속에서 독신 서약 - 정결 서원을 지킨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힘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길 때 하느님께서는 어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를 지켜주십니다.
“정화수를 저에게 뿌리소서 이몸이 깨끗해 지리이다. 눈보다 더 희게 되리이다.”(시편 51, 7)
정결 서원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대로의 룰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 룰에 충실하면서 자기를 지켜 나가십시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필립1, 21)
그렇습니다. 새 사제 당신에게는 오직 하느님 뿐입니다. 그 분께서 이끄시는 대로 가십시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 33)
하느님!
당신께서 지극히 사랑하는 사제들이 항상 기쁨과 평화를 누리는 가운데 어떠한 역경도 물리치고 하느님 나라를 확장하는데 헌신하게 하소서. 아멘.
사제 서품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하느님의 더 높은 영광을 위하여. 아멘.”
2006년 6월 29일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대구대교구 사제서품식 날 새사제 부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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