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체험이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추억 전해
농부의 육체적 갈증
한 여름날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는 육체적인 갈증과 허기짐으로 힘겨움을 느낄 것이다. 이러한 농부의 육체적인 갈증과 허기짐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만약 아낙네의 머리위에 피자, 샌드위치, 햄버거등을 올려 새참으로 가져온다면 그리고 갈증해소를 위해 청량음료가 준비되었다면 과연 어떨까? 생각만 하더라도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어색할 것이고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농부들이 무엇을 먹고 마심으로써 이 어색한 분위기와 부족함을 극복할 수 있겠는가?
나의 짧은 시골생활 체험을 회상해 본다면 구수한 된장국에 묵은 지를 쭉 찢어 밥에 올려서 먹을 때 허기진 배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되고, 냉수나 시원한 막걸이를 한 사발 가득 담아서 걸걸걸 소리 내며 마실 때 갈증 해소가 될 것이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여러가지 상황이 펼쳐진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대신해서 더 좋아지는 것도 있지만 나빠지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현대 어린이들이 접하는 환경에 관한 것이다.
인공적인 환경
요즘 어린이들은 편리중심으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분명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환경은 접하기가 쉽고 편리하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을 찾을 수 있지만 반면에 어린이만이 가지고 있는 천진난만함과 진취적 기상 그리고 모험심 등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이들이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흙 대신 아스팔트, 푸른 숲 대신 휘황 찬란한 네온사인 불빛, 새소리, 바람소리 대신 텔레비전 소리, 자동차 소리이다.
이와 같이 인공적인 환경 속에서 자라난 어린이들에게 자연체험은 교육적 차원에서나 원만한 인격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연-인간-신
독일 유치원 교육의 창시자인 프뢰벨은 어린이 마음속에는 신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데 자연·인간·신은 다 함께 완전, 균형, 동일하다고 말하였다. 따라서 어린시절의 자연과의 접촉은 인간의 신비와 우주의 신비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최고의 살아있는 교구·교재인 것이다
분명 도심중심으로 살아가는 어린이들은 ‘자연실조 문화과다’라는 이상 (異常)세상에서 살고 있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잃어버리고 문화과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이 보다 더 자연을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자연 속에서의 체험만이 어린이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이러한 추억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가져 다 줄 수 있을 것이다. 메아리의 울림이 그렇고, 냇가에 돌팔매질 할 때 일어나는 파장, 점점 세게 달릴수록 빨라지는 바람개비의 회전속도, 세게 당긴 나뭇가지의 반동으로 생긴 퍼런 멍 등이 그렇다. 앞으로 멀지 않아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그러한 장소가 가장 좋은 교육기관이 되는 시대가 올 것임을 확신하면서 내일의 꿈을 먹고 살지만 오늘을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파이팅을 외쳐 주고 싶다.
이제 곧 장마철이 찾아온다. 장마철이 오면 마음이 따뜻한 사람과 함께 앉아 빗소리를 들으며 따뜻한 차 한잔마시고 싶다. 아니면 빈대떡은 어떨까? 빗방울의 파장과 빈대떡 부치는 기름의 파장이 같다고 하니 음식을 먹는 것도 되지만 동시에 자연을 먹는 것이 아닐까…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따뜻한 마음을 자연을 잃어가는 어린이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 고향산천을 노래하는 정지용 작자의 향수 음악과 함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얼룩백이 황소가…흙에서 자란 내마음…하늘에는 성근별… 서리까마귀 우지짓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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