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수많은 가정들이 참석하는 제5차 세계가정대회가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7월 1일부터 9일까지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지난 1994년 로마에서 열린 제1차 대회 이후 5번째로 열리는 자리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가정 안에서 신앙을 살고 전수하자’로서 이는 오늘날 신앙이 지극히 사적인 영역으로 추락하고, 신앙과 삶이 유리되어 있는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대회 주제는 우리가 크게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점을 담고 있다. 하나는 세속화된 세상 안에서 신앙에 대해 충실하고자 할 때 이는 가정 안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가정과 생명이 지닌 소중한 가치를 신앙의 빛 안에서 조명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신앙이 우리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점은 사목적이고 실천적인 과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 신앙생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반성이다. 즉,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은 자칫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앙이 우리 삶의 전체를 차지하지 못하고 취향과 성향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우리 생활 전체를 신앙의 향기가 채워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삶과 사회의 기초인 가정에서부터 신앙이 실천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과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은 가정대회의 근본적인 취지에 해당한다. 오늘날 가정과 생명은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인 혼인과 가정의 개념은 이른바 새로운 개인적인 권리와 새로운 형태의 가정들에 의해서 크게 위기에 처해 있다. 동거와 동성애 결합, 급증하는 이혼, 성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주장들은 우리의 전통적인 가정과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가정과 생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가정과 생명이 인간 존재와 사회의 가장 소중한 가치의 하나임을 끊임없이 일깨우고 있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 새로운 가치관들이 맹목적인 자기 주장을 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교회는 가정과 생명의 존엄성을 향한 예언자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은 신자들의 삶의 실천을 통해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부터 우선적으로 교회의 가정과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깊이 성찰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교회의 가르침은 힘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