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아내와 중학교 2학년 딸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 모두 네 식구가 살고 있다.
그동안 직장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해왔다. 아이들은 아내가 알아서 잘 뒷바라지 하겠지 하는 생각만했지 아내나 아이들에게 제대로 관심과 사랑을 쏟지 못했던 것 같다.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모처럼 쉴 때도 밀린 잠을 자거나 텔레비전 보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곤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날부터인가 나는 우리 가족들 중심이 아닌 주변인이 된듯한 느낌을 받게 됐다.
딸 아이나 아들 녀석이나 무슨 일 있으면 엄마에게 상의하고 해결했다. 아빠는 늘 바쁜 사람이니까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내가 자초한 일은 아닌지 생각할 수록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가족들에게 미안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아마 나와 같은 상황인 이 시대의 아버지들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들자 서글픈 마음마저 들었다.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산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과 기쁨, 슬픔을 함께 나누며 서로 관심을 갖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가족이 있어야 내가 있음을 깊이 느끼게 된다.
박찬수(클레멘스.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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