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모임을 축하해주기 위해 갔다. 때 마침 점심시간 막바지라 식사를 하라는 말에 차려진 식탁으로 가서 막 접시와 수저를 들었는데 봉사하는 자매님이 음식들을 면전에서 말없이 치우고 있었다.
조금 언짢아진 일행 중 한 사람이 “아니 식사하려는데 왜 치우세요?” 하고 말하자 “아뇨 따로 차려 드리려고 준비하고 있잖아요”하고 볼멘 목소리로 대답한 그 자매 역시 불편한 얼굴로 돌아섰다.
따로 정성껏 잘 차려 드리려고 하는 그 마음을 정작 말하지 않으니 몰랐고, 조금 더 온유하고 겸손한 말로 묻지 않은 것도 마음에 걸리긴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처럼 말하기와 듣기가 참 어렵고 제 때에 적절한 말을 놓치지 않고 한다는 것은 더더욱 힘이 든다.
교구 ME협의회의 사도직 운용 책임을 맡고 있는 부부로서 금년 들어 각 본당에서 신청을 받아 ‘사랑의 언어’(LANGUAGES OF LOVE)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2002년에 한국에서 처음 실시된 이 사랑의 언어 프로그램에 열 한번 참가하면서 우리 부부 혼인 생활에도 실로 큰 도움이 되었다.
혼인 한 부부로서 일상적인 대화나 표면적인 생활 이야기는 많이 나눈다고 하더라도 배우자의 속마음을 잘 읽어내고 표현하는 데에는 얼마나 소홀하고 부족했던가를 ME주말에서 가장 크게 느꼈고, 그 후에도 사랑의 언어와 같은 부속 사도직 프로그램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배워나가게 되니 참으로 큰 축복이다.
배우자의 정서적 필요성을 잘 채워 줄 수 있는 구체적인 사랑의 표현 방법을 배우게 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나와 배우자가 가장 원하는 사랑의 언어가 무엇인지를 이 프로그램의 체험사례발표와 토의 등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영구 (ME 대구협의회 사도직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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