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나라의 교회 관계자들은 한국 교회를 방문하고 나서 항상 한국교회 평신도들의 역동성과 열의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서구 교회의 관계자들은 자기 나라에서 텅텅 비어있는 성당들만을 보다가 많은 평신도들이 북적이는 성당의 모습을 보면서 인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대부분 그리스도교가 극소수인 다른 아시아 국가의 교회 관계자들은 사회적인 영향력이 크고, 성소자가 많으며,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 동안 우리 교회 안에서는 평신도들의 삶과 신앙의 괴리 현상이나, 그로부터 나타나는 미사 참례율의 하락, 미지근한 성사 생활, 주도적이고 주체적이지 못한 교회 생활 등 한국교회 평신도들 스스로의 자화상에 대해서 높은 평가를 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한국교회 안에서는 비록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평신도들의 새로운 움직임들이 발견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소명의식을 모색하려는 뜻 있는 평신도들로부터 일상 생활에서 자신의 신앙적 소명을 발견하기 위해 각종 강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평범한 평신도들까지 한국 교회 안에서는 바야흐로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물론 뿌리깊은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될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도 사실이며, 이러한 많은 문제들이 단기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맞아 일거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한국 교회 안에서는 뜻있는 평신도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앞으로 그러한 움직임의 성과는 분명히 가시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움직임들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평신도 스스로 자각하고 깨어나 자신의 신앙에 따라 하느님께 부여받은 사도직 활동에 매진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교회, 사회와 세상을 복음화하고 세상을 구원으로 이끄는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미 평신도의 자발적 신앙 수용이라는 훌륭한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이 전통은 오늘날 우리가 되새기고 다시금 구현해야 하는 우리의 과제이다.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신앙과 교회 생활을 위해 평신도들이 깨어나야 한다. 그것은 교회 당국의 책무이기에 앞서 우리들 각자, 모든 평신도들 스스로의 역사적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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