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과 폐막미사 봉헌하며 하느님의 소중한 가족임을 체험”
“글로리아! 글로리아! 글로리아!” 하고 울려 퍼지는 성가대의 장중한 노래들이 감동의 물결로 내 가슴에 다가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교황님을 향해 마음을 다해 소리치는 가족들의 함성 속에서 우리의 응원가를 발견하였다. 월드컵 응원인 “대~한민국 짜짝짜 짝짝”이 “베~네딕토 짜짝짜 짝짝”으로 바뀌어서 발렌시아를 뒤흔들고 있었다.
가정을 향해 쏟아놓는 교황님의 말씀과 각 대륙별로 펼쳐지는 대표자들의 인사, 특히 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의 김혜숙(막시마) 선교사의 낭랑한 음성을 들으면서 뿌듯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축제로 가정축제는 고조됐고 모여든 일백만 인파는 모두 하나가 되었다.
가정을 통해 신앙이 전수되기를 바라는 교황님의 담화를 통해 우리 모두는 가정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됐고 발렌시아에 온 보람을 느끼게 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가정대회 개막에 즈음해 이번 대회가 가정 안에서 미래의 세대들에게 신앙을 충실하게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오늘날 세속화된 세계 안에서 그리스도를 믿는 신자들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어른들이 자기 신앙을 새롭게 함으로써 쇄신된 신앙을 미래 세대들에게 전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하셨고, “자녀들과 청소년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여정을 시작하는 것은 그 부모들에게도 교회로 돌아가 복음의 아름다움과 진리를 다시금 성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교황은 이처럼 가정 안에서 신앙이 충실하게 전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들부터 신앙에 대한 지식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기도로써 신앙의 열정에 불을 지피며, 고해성사와 성체성사 등 열심한 성사생활에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하셨다.
밤은 깊어가고 기온은 점점 내려가는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며 노숙의 진정한 달인들이 되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한 꾀죄죄한 얼굴이지만 모두가 교황님과 함께 경건한 폐막미사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그 감격을 가슴에 품고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사진을 찍으며 지구촌 가족들이 하나임을,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소중한 가족임을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송영오 신부(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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