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예방, 생명을 갈고 닦는 것
증가하는 비만인구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비만인구는 지난 10년 사이에 1.6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여자는 95년에 비하여 1.3배가 증가하고 남자는 거의 2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의 비만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거의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 약 32.4%가 비만에 속하며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2010년에는 35% 이상에 달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글을 쓰는 본인도 불행히 비만의 범주에 들고 있는 현실이다.
비만을 걱정해야 하는 이유는 몸매가 안 좋아 남보다 열등하기 때문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최근에 우리나라에 불고 있는 성형수술 열풍이라든지 식욕억제제를 먹는 등의 비정상적인 다이어트 바람이 매우 우려스러운 사회병리 현상이다.
사람마다 각자 생긴 모양이 다르고 각자의 성격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그러나 살면서 새록새록 느끼는 것은 사람의 외모가 그 사람의 생각과 영혼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비록 이 사회가 요구하는 미인·미남의 기준에는 들지 못하더라도 남이 못하는 일들로 다른 이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바른 생각을 하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이들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질병을 가져오는 비만
비만을 걱정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비만이 상당히 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지난 10년간 질병으로 진료를 받은 78만 명의 기록을 분석해 보았더니 비만인 사람은 정상적인 몸무게를 가진 사람들에 비하여 대장암에 걸릴 위험은 약 2배, 간암이 걸릴 확률은 1.6배, 담도암이 걸릴 확률은 2.2배 전립선 암이 걸릴 확률은 1.9배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학계의 각종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비만인 사람이 당뇨에 걸릴 확률은 5배 이상, 여성 비만인 경우에는 유방암에 걸릴 확률도 정상 여성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비만은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의 문제 즉 생명의 문제인 것이다.
최근에 현대의학은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것도 연구해야 하고 저것도 연구해야 하고 하면서 심지어는 인간배아복제를 해서 배아를 파괴하는 즉 생명을 죽이는 실험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난치병 질환에는 위에서 열거한 당뇨와 암 등 여러 가지 질병들도 포함된다.
비만의 원인 규명
그러나 비만으로 인한 질병들은 질병이 발생한 후에 잘 치료되지 않는 질병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보다 우리가 어떻게 하다가 비만이 되었으며 어떻게 하면 비만인 사람들이 체중을 줄일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물론 현재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질병이 생기는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질병이 생기는 원인을 예방하는 일에는 인색한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현실인 이유는 무엇일까?
비만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해서 한마디로 뭐라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잦은 술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술 권하는 직장과 사회, 바쁜 맞벌이 엄마의 분주함이 아이들에게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지게 하는 사회, 사랑받지 못해 먹는데서 만족을 찾는 사회가 사람들에게 ‘고칼로리’를 선물하고 비만을 야기 시키고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질병 예방의 중요성
질병의 예방은 질병 발생 후에 겪어야 하는 고통도 없게 하고 치료에 들어가는 돈도 절약할 수 있도록 한다. 질병의 연구나 치료라는 이름하에 희생돼야 하는 다른 생명들의 희생도 막을 수 있으니 말이다. 질병의 예방이야 말로 일석이조 아니 일석 다조가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 예방이나 금연, 금주에 전문가 집단인 의료계가 앞장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질병의 예방이란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잘 갈고 닦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일에 우리 교회가, 우리교회의 이름이 걸린 의료기관이 앞장을 선다면 얼마나 좋은 일일까?
김명희(생명윤리학 박사.마취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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