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출판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가톨릭출판사가 최근 창사 120주년을 맞았다. 세계 교회사를 통해 볼 때 가톨릭교회의 선교 역사는 그야말로 인쇄, 출판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교회 출판의 역할과 기능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국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얻은 후 가장 먼저 힘쓴 것도 바로 인쇄, 출판을 통해 신자들이 올바른 신앙교육을 받을 수 있고, 비신자들에게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보다 쉽고 광범위하게 전해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었다. 가톨릭출판사의 설립 이념, 그리고 설립과 발전 과정을 보면 바로 이러한 교회의 노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가톨릭출판사가 그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디딜 당시, 한국 천주교회는 그 복음화 노력에 있어서 매우 척박한 환경이었다. 오랜 박해와 핍박으로 신자들은 충실한 신앙 교육을 받을 수가 없었고, 비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해줄 수 있는 방안도 마땅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서 한국 천주교회의 지도자들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알릴 뿐만 아니라 이미 영세 입교한 신자들이 다시금 신앙으로 불타오르게 할 수 있는 교육의 방안이 시급했던 것이다.
그래서 사목적 차원과 복음화 노력의 차원, 두 가지 중요한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 바로 교회의 인쇄, 출판 사업이었고 그 결실로 맺어진 것이 바로 가톨릭출판사였다.
다행히도 인쇄, 출판의 중요성을 선구자적으로 인식한 한국교회의 노력을 통해 가톨릭출판사는 설립 이후 한국 교회의 신자 교육과 복음화 노력에 크게 기여해왔고, 이후 많은 교계 출판사들이 속속 문을 열었던 것이다.
오늘날 교회 출판은 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었다. 출간되는 책들은 양과 질 모두에 있어서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풍성하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독서에 관심이 없던 많은 신자들이 교회 서적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어서 더욱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가톨릭출판사가 창사 120주년을 맞아 마련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누차 지적됐듯이 여전히 교회 출판 문화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가톨릭출판사의 창사 1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인쇄, 출판이 모든 신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종사자들의 노력을 통해 더욱 큰 성과를 거두어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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