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다움에 대한 압박
과시적 행동 가면 벗고 감정 표현 솔직하게
최근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우리나라 6개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남성 500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 남성 10명 중 6명이 남성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콤플렉스란 남성의 무의식중에 “남자란 모름지기…”, “장남된 도리로…”, “가장 체면에…”, “감정을 절제해야 남자답다”, “남자는 절대 눈물을 보여선 안된다”, “남자는 죽을 때까지 주위 사람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등 강력한 자기최면을 반복하게 되는데 그러한 집단적이고 권위적인 ‘남자다움’의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런 남성 콤플렉스는 지나칠 정도로 강한 책임감을 기본 전제로 하게 되는데, 특별히 이번 조사 결과에서 직장남성을 짓누르는 최대 스트레스 요인은 ‘가장으로서의 의무감(65.6%)’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이 ‘기업 내 조직 구조조정(40.2%)’, ‘일에 대한 만족, 성취감이 없는 것(39%)’ 등이었다.
오늘날 가족의 생계에만 급급해 앞만 보고 달려오며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남성들은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직장에서도 밀려나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모습들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불행을 극복하려면?
이런 불행들이 남성만의 무능이나 무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것은 다분히 전통적인 가부장제의 폐단이나 기업문화, 음주문화, 대화문화 탓도 있고 국가적인 복지 정책의 부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젠 아버지와 남편 스스로가 변화관리, 변화경영의 지혜를 가정 안에서 발휘해야만 할 것이다. 아무리 바쁘고 시간이 없어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꾀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하며 집안일도 나누어 맡고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리고 가족단위의 여가문화도 가꾸고 중년이나 은퇴 후의 준비와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가정 안에서의 민주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버지와 남편도 때로는 외롭고 울고 싶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을 때가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필요가 있으며 가족부양의 책임도 부부가 함께 나누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변화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만이, 남자는 강해야 하고 과묵해야 하며 울어서도 안 된다는 압박감 곧 남자다움으로 가장한 가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있으며 가족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권위적 사고 버려라
현대의 남성콤플렉스에서 부자연스러운 아버지와 남편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먼저 권위적이며 남성 과시적 행동가면을 벗고 스스로 인간적인 고단함을 인정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억제해 온 애정, 거절, 동경, 슬픔, 아픔, 저항, 분노 등의 감정을 수용하고 표현해 보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어릴 적부터 모든 면에서 남자다워야 한다고 강요받으며 자라나는 남자들의 삶은 외형적인 당당함만큼이나 그 내적인 고독감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그것이 남성들의 사회적 부적응으로 나타나고 궁극적으로는 그들의 가족과 자신의 행복을 가로막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할 것이다.
남성들의 이러한 강박관념 때문에 정신 건강과 육체 건강까지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면 우리 사회의 발전은 결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중요한 사실을 우선은 남성 스스로가 깊이 인식해야 하며 아울러 그들을 지탱하는 여성(아내)들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남성들이여, 꿈과 희망을 전하며… 파이팅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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