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전에 동남아를 휩쓴 쓰나미는 아닐지라도 우리 가까이에도 재앙같은 일들은 많다. 물난리와 태풍의 피해 양상이 예사롭지 않다. 괴질로 가축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적조 현상으로 바다에서는 어패류가 죽어나간다. 비단 재앙은 이처럼 자연재해에 그치는 것 만은 아닌성 싶다.
수십 수백만을 헤아리는 신용불량자와 청년실업자, 희망 없이 살아가는 노숙자의 무리는 재앙이라는 말을 빼놓고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무릇 재앙에는 신이 인간을 징계하는 뜻이 숨겨져 있으니 신앙인으로서 그 뜻을 살피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이런 재앙은 바로 온통 문란과 불륜, 오락과 유흥을 모토로 움직이는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경고가 아닐까.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어느 누구도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나비효과라는 기상 이론을 잠시 빌린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유발할 만큼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게 나비효과다. 자연계 뿐 아니라 인간행동에도 나비효과는 적용된다. 1달 후나 1년 후의 정확한 기상예보가 불가능하듯이 주식이나 경기의 장기적인 예측이 불가능한 것도 이러한 나비효과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초자연계에도 나비효과는 존재한다. 우리의 작고 사소한 말과 행동 하나가 이웃을 거룩한 삶에로 혹은 타락의 길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주님은 말씀하신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태 5, 20)
백운태(베드로.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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