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가톨릭 여성연구원에서 주최한 노년기 영성 피정에서 정신과 선생님의 강의가 있었다.
이날의 화두는 ‘치매’이야기였다.
치매방지는 우선 스트레스를 피하고, 모든 것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모든 일에 의욕을 갖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등의 상식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은 것이였다. 그런데 통계지표에 의하면 이 모든 이론을 다 잘 아는 의사들마저도 치매를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매 일반이라 했다.
치매는 일종의 뇌의 부족해진 양분을 공급해야하는 질환의 일종으로 반드시 치료해야한다는 결론이었다. 배가 아프고 머리가 아파서 병원에 가듯이.
나이가 들면서 오십 견, 관절 등에 시달리듯 치매도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오는, 뇌의 노인질환 증세이다.
이날 내 얼굴의 주름을 바라보면서 작은 생각들이 교감했다.
때로 사람들은 흐르는 세월을 붙들지 못해 안달하며 거슬러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흐르는 세월에 세상을 받아들이며 감사히 사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 우리는 변하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어김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중요하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약해진 신체의 변화마저도 우리는 달래고 구슬러 함께 끌어안고 가야하며, 세상을 떠나야 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까지도 우리는 하느님께로 보내드려야만 한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받아들여도 감사하고 미련 없이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믿음을 안고 사는 마음이 치매를 다스리는 아름다운 오후다.
또한 이 아름다운 오후는 오늘을 정성스럽게 미련 없이 살아내는 聖心(성심)한 사람들이다.
이미재(청주대학교 예술대 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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