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인류’가 생명을 존중하도록
생명31운동 본부는 생명31운동 사명선언문을 다음과 같이 정하였습니다. “생명31운동은 온 인류가 날마다 생명존중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생명문화 생활운동이다.” 2003년 생명31운동이 발족 되었지만, 아직 이를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더더욱 이를 의식하며 사는 사람들이 적은 현실 속에서 ‘온 인류가’란 표현이 다소 거창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명 31운동의 발생
생명 31운동은 어떻게 생겼나요?
생명31운동은 생명존중을 날마다 실천하자는 운동입니다. ‘31’에는 생명의 주인은 삼위일체(31)이신 하느님이시고, 생명운동은 한달(31) 내내 날마다 계속 실천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2003년 생명31운동이 태동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는 2000년에 실시한 모자보건법 폐지 100만인 서명운동에 있습니다. 당시 청주교구는 2000년 대희년에 태중의 아기들에게도 희년의 기쁨을 주는 것이 옳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태아들을 대변하여 청주교구가 모자보건법 폐지 100만인 서명운동을 3월에 시작하였습니다.
그 뒤 전교구와 시민들의 동참으로 124만 명의 서명을 받아 12월 27일에 주교회의는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12월 4일자로 국회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낙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므로 청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책회의를 하였고, 모자보건법 30년 동안의 반생명 문화를 종식하고 31년부터는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는 범국민적 생명문화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왜 ‘온 인류가’인가요?
2003년 2월 7일 저녁, 생명31운동 출범식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은 생명운동은 ‘전쟁 없는 사회’, ‘생명조작 없는 사회’, ‘낙태와 사형 없는 사회’를 지향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야말로 생명31운동의 비전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러한 비전을 담은 생명31운동 사명선언문을 작성하였습니다.
‘우리’에서 ‘온 인류’로
선언문 초안에는 ‘온 인류’라는 표현이 아니라 ‘우리’라는 표현이 있었으나, 두 번째 모임에서 ‘우리’는 ‘모든 국민’으로 바뀌었고, 마지막 모임에서는 ‘온 인류’로 바뀌었습니다. ‘모든 국민’이란 표현에는 이 땅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되었고, 모두가 동감하는 사항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온 인류’라는 단어가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날마다 작은 것부터 조금씩
사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1995년 반포한 회칙 <생명의 복음> 101항에서는 생명문화 건설은 그리스도교 신자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생명문제는 진리를 찾고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인간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어떻든 ‘온 인류’가 생명존중의 삶을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생명을 얻되 더 얻어 풍성하게 얻게 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노자는 “천하의 위대한 일은 작은 일로부터 시작되고, 어려운 일은 쉬운 일로부터 시작된다.”(天下之大事 必作於細, 天下之難事 必作於易)고 하였습니다. 모두가 참으로 희망적인 내용이 아닌가 합니다.
‘온 인류’가 생명의 문화를 이루는 것은 어렵고 거대한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를 이루는 길은 작은 것, 쉬운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어려운 일을 앞두고 있을 때면 떠오르는 동요가 있습니다.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누나 몰래 돌을 던지자 /냇물아 퍼져라 멀리멀리 퍼져라/ 건너편에 앉아서 나물을 씻는 /우리 누나 손등을 간질어 주어라.” 퐁당퐁당 돌을 던지듯이, ‘날마다’ ‘나부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삶이 중요합니다.
그러노라면 생명운동 물결이 퍼져나가기 마련이고, 우리 주변의 고통 받는 사람들의 눈물을 조금씩 닦아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송열섭 신부(생명31운동본부 총무.청주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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