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지나갔다. 올해는 특히 연휴가 길어 많은 이들이 해외로 나갔다고 한다.
추석이 되면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그동안 못다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가족애를 돈독히 한다. 또 조상묘를 찾아 참배를 드리고 맛있게 빚은 송편과 각종 추석음식을 나누는 즐거움도 있다.
이처럼 추석은 우리들의 마음을 넉넉하고 풍요롭게 한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에게 행복한 추석만은 아니란걸 이번에 절실히 깨달았다.
고향에 내려갔을 때 이웃에 사는 한 신자가 추석음식을 정성스럽게 담는 것을 보았다. 이유인즉 인근에 사는 결핵 환자들의 쉼터에 가져다 준다는 것이 아닌가. 이 쉼터는 가족도 없이 쓸쓸하게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이들의 보금자리였다.
너도 나도 고향을 찾고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소외되고 헐벗은 우리 이웃들은 존재한다. 남을 배려하고 나누는 마음이야 말로 명절을 가장 보람있게 보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김성호(베드로.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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