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는 한국 교회 안에서 매우 의미 있는 논의와 결정이 이뤄졌다. 청소년 사목 일선에서 뛰고 있는 이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신설과 ‘한국 가톨릭 학교 교육 헌장’ 승인 등이 그것이다.
청소년은 단순히 성인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가 아니라 교회의 가까운 미래이자 현재라는 점에서 청소년 사목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갈수록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교회는 청소년 사목의 지평을 넓히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하지만 그간 청소년 사목 차원에서 이뤄져온 각 교구별, 또는 본당이나 단체별 활동은 그 수만큼이나 다양한 접근과 프로그램 속에서 구체적인 연계점을 찾지 못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친 면 또한 적지 않다는 게 일선 관계자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또 많은 공과 힘을 기울여 만든 청소년 사목 프로그램들도 교회의 지속적인 뒷받침이 부족한 상황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게 한국 교회의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이런 가운데 주교회의 차원에서 청소년 사목에 대해 전 교회적인 접근과 모색을 위한 청소년사목위원회가 설립된 것은 가뭄 끝 단비와 같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간 한국 교회는 전 연령층의 신자들을 사목 대상으로 하는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와 교리교육위원회 등을 통해 청소년 사목에 임해왔다. 청소년사목위 신설로 이제 청소년이라는 특화된 신자층을 대상으로 한 사목이 가능해짐으로써 청소년 사목은 새로운 활로를 찾으며 한층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나아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사목에 대한 연구와 전 교회적인 협력이 가능해지게 됨으로써 한국 교회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
주교회의는 이와 함께 가톨릭 교육 이념의 근거를 제시해줄 ‘한국 가톨릭 학교 교육 헌장’을 승인함으로써 가톨릭 학교 교육현장에서 가톨릭 정신에 기반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새로운 바탕을 마련했다. 이 헌장은 담고 있는 내용을 살필 때 단지 학교 교육의 주 대상인 청소년뿐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교육 현장에서 가톨릭 교육의 준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과제는 한국 교회가 걸러낸 이같은 결실을 어떻게 신자들의 삶의 현장에서 잘 실천해나가는가 하는 점이다. 모쪼록 이번 주교회의 결과가 신자들의 신앙생활의 성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두가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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