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7개 종단이 마음과 뜻을 모아 여는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가 올해로 제10회를 맞았다.
우리나라는 워낙이 종교적 심성이 강하고 풍성한 종교적 전통 유산이 전해져 내려오는 나라로서 각 종단에서 주장하는 종교인들의 수를 합하면 전체 인구를 훨씬 뛰어넘는 이상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종교들은 갈등과 극심한 투쟁으로 폭력 사태까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곤 하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비교적 종교간의 평화로운 공존의 정신을 바탕으로 주요한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공동의 협력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종교문화축제는 국내의 주요한 7개 종단들의 종교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존경의 정신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노력을 드러내는 뜻깊은 자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다름’을 반목의 원인으로 삼지 않고 다양성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이 축제 자리는 그 동안 우리나라의 종교인들이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다지는 자리가 되어왔다.
물론 이 자리만으로 종교인들이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문화적인 교류를 완전히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러한 자리들이 자주 마련되면서 일상의 종교 생활 안에서도 다른 종교인들과 그들의 신앙에 대해서 존중해주는 자세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작금의 세계는 극심한 분쟁의 소용돌이에 놓여 있다. 세계가 양분돼 있던 냉전의 시대가 종식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세계는 더 잦은 무력 분쟁과 다툼과 갈등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그러한 분쟁과 갈등의 한 가지 원인으로 종종 종교가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참된 종교는 평화와 화해, 조화로운 공존을 지향한다. 어떤 종교도 다른 사람을 폭력으로 해치도록 가르치지는 않는다. 만약 그러한 행위를 하는 이가 신앙인이라면 그는 자기 신앙을 올바르게 신봉하지 않는 자이다.
종교 문화는 곧 평화와 사랑의 문화가 아닐 수 없다. 모범적으로 종교의 공존이 이뤄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평화와 화해, 사랑의 문화를 세상으로 확산시키는 평화의 전령으로서 종교인들의 더욱 깊은 성찰과 분발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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