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으로 가장 힘 있고 권위 있는 사람으로 생각되는 아버지들은 사실 가장 큰 짐과 책임을 지니고 엄청난 압박감과 중압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이었던 우리 사회에서 아버지들은 오늘날 자신에게 부여된 가장의 책임을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가족과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을 많은 이들이 하고 있다.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아버지의 지위와 권위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무너져내린 오늘날의 사회에서 아버지들은 아내의 여성으로서의 권리, 자기만의 세상을 쌓아가는 자녀들, 여전히 무거운 가장으로서의 책임으로 인해 적지 않은 심적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 수원교구와 대전교구에 이어 청주교구에서 실시한 아버지 학교가 많은 아버지와 그 가족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아버지 학교에 참석한 아버지들은 갑자기 나타나 ‘힘내세요’를 외치는 가족들의 목소리에 눈물을 흘리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사실상 사회의 모든 권위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됐던 남성 가장, 즉 아버지들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10여년 전부터였다.
일반 사회에서 조금씩 아버지들의 고충과 어려움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던 아버지들에게 적지 않은 위로와 격려가 됐다.
최근 교회 안에서 일기 시작한 이러한 아버지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사랑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가족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위기에 처한 그만큼 오히려 가족의 중요성과 소중함은 모든 이들에게 더욱 절실한 것이 되고 있다.
가정이 바로 설 때 교회와 사회의 모든 문제들은 대부분 해결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 문제의 해결은 매우 어렵다.
아버지 학교는 이처럼 소중한 가족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특별히 가정의 주체로 당연시하면서도 자신들도 모르게 깊은 소외를 경험하는 아버지들의 처지에 대해서 눈을 돌리는 자리가 될 것이다.
다른 많은 교구들에서도 아버지들이 올바른 자리에서 가족들과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이러한 자리들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