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최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KCRP는 이를 기념해 지난 24일과 25일 서울과 유성 등에서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고 종교간의 화해와 협력을 다짐했다.
KCRP는 지난 1965년 서울에서 6개 종단, 곧 천주교를 비롯해 개신교, 불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등의 지도자들이 모여 대화 모임을 갖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1986년 제3차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서울 총회 개최를 계기로 국제 종교 기구와 유대 관계를 갖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로 발족함으로써 시작됐다. 이후 민족종교협의회가 가입함으로써 국내 주요 7개 종단의 연대 협력 기구가 된 KCRP는 평화와 공존, 연대와 협력의 종교 문화를 형성하는데에 크게 기여해왔다.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종교와 종교인들이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고 있는 모범적인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냉전 이후 전세계가 수많은 무력 분쟁들이 빈발하고 있으며 종종 종교적인 신념과 관습들이 이러한 무력 분쟁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 가운데 종교인들이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참된 종교들은 결코 나와 신념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힘과 폭력으로 억압할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
오늘날 지구촌에서 빚어지고 있는 많은 분쟁들은 실제로는 종교적 가르침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오직 인간적인 욕심과 다툼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종교는 사회가 불안하고 가치관의 혼란이 있을 때 사회 통합의 기능을 수행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평화를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종교의 사회 통합적 기능과 역할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종교인들이 뜻을 모아 사랑과 자비를 바탕으로 하는 화합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은 오늘날 우리 시대의 매우 시급한 요청이라고 하겠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창립 후 20년 동안 수행해온 역할에 대해 치하하며, 앞으로도 모든 종교인들이 연대와 협력을 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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