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한창 경제개발과 새마을운동으로 잘 나가던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이 땅의 젊은이들은 힘들기는 해도 살 맛이 났다. 웬만한 대학을 졸업하면 대기업 여러 곳에 중복 합격하곤 어느 회사로 갈 까 하고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2000년이 지나자 고용불안과 치열한 취업경쟁은 이 땅의 젊은이들을 고시공부에, 공무원이나 교사임용에 모든 것을 다 걸고 있다. 그 이유는 평생 안정된 직장과 연금혜택 때문이 아닐까 한다. 연금은 20년(정확히는 19년 6개월) 이상 근무하면 평생 보장이 되니 그럴만도 하다.
교회에 신심단체와 활동단체가 많다. 그중에서 성가대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고 신자들의 성화를 돕는 전례음악 봉사단체로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고 음악적 재능과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활동을 할 수 있다.
요즘 성가대에는 20년 넘게 활동한 지휘자, 반주자, 성가대원이 많다. 이중 극소수 전공자 외에는 순수 봉사자들로 아무런 대가없이 미사후 주임신부님의 격려 말씀 한마디에 모든 피로를 날려버리기도 한다.
어느날 성가대 활동역사를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외길 성가대 활동기간이 어언 30년으로 나의 평생 직업군인생활보다 길어졌다.
“공직생활을 하고 나서는 연금도 받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속에서는 국가에서 주는 연금을 받고 하늘나라에 가서는 하느님으로부터 영원한 연금을 받는게지.”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님, 하늘나라에 가면 연금은 정말 주십니까 ?”
김건정(파트리시오.주교회의 성음악분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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