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카페(cafe)가 많다. 거리에도 많고 인터넷 공간에도 아주 많다. 원래 카페는 유럽, 특히 프랑스식 카페가 유명하고 역사도 깊다. 우리 카페와 달리 딱히 누구와 만나고 차를 마시는 목적 뿐만 아니라 혼자라도 심심하면 들어가 커피 한 잔에 신문이나 책을 읽기도 하고 전화도 걸고 화장실을 이용하기도 한다. 창가나 실외 의자에 앉아 스케치를 하기도 한다.
겨울에는 집 벽난로 땔깜을 아끼기 위해 저녁시간에 동네주민들이 카페에 옹기종기 모여 밤늦도록 담소하는 친교자리이기도 했다. 이들에게 카페란 사회생활의 일부로서 사랑방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개화기에 외국인이 찻집을 열어 끽다실(喫茶室)을 열어 사교장이 되었고 해방 후에는 서울 중심가 대로변에 세 집 걸러 하나씩 다방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티켓다방이라는 이상한 이름만 남은 듯 하여 민망하다.
이 다방 간판이 컴퓨터활용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카페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가상공간인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는 한국에 만도 수천 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인기연예인 카페에는 회원이 수 십만명인 곳도 있고 가족단위인 십 수명에 불과한 카페도 있다. 이제는 카페나 블로그 문화를 모르면 젊은이, 아이들과 대화도 어렵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었다.
클럽이나 동호인들의 단순한 친교차원을 넘어서 공동 연구하고 정보를 나누는 장터 역할을 하는 곳도 많다.
필자도 전문적인 카페를 연지 이년이 지났다. 카페를 연지 얼마 안되어 지인에게 “내가 카페를 개업했습니다. 한 번 놀러오세요”라고 했더니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아니… 선생님, 언제부터 물장사를 하게 되었어요?”
김건정(파트리시오.주교회의 성음악분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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