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자, 그리고 쓰자.
이렇게 하기 위해선 성경이 늘 곁에 있어야 한다. TV리모컨을 들고 있는 손에 성경을 들고, 인터넷을 위해서만 사용하던 눈과 손을 이제 성경을 읽고 쓰는데 사용해보자.
올해로 성서주간을 정한지도 20년이 지났다. 그런데 성서주간마다 매년 ‘성경을 가까이 하자’, ‘성경을 읽자’, ‘성경을 쓰자’는 말이 되풀이 되고 있지만 우리는 얼마만큼 관심을 갖고 함께 하고 있는지 한번쯤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될 일이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신자로서의 기본이다. 여기에 쓴다면 금상첨화인 것이다.
새 성경이 나온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런데 새로 나온 성경을 직접 구입했거나 본당 성물판매소, 또는 교회서점에서 한번이라도 봤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사용되어져 오던 성서와 새 성경이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다. 문맥상, 용어상 잘못된 부분이 있고, 원문을 지나치게 의역한 것을 바로 잡으려고 한데서 비롯된 새 성경 번역 작업은 실로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탄생하게 된 것이다.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우리들 앞에 내 놓은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 성경을 읽으면 된다. 번역하는 시간과 노력에는 비할 데가 못되지만 나름대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읽으면 된다.
굳이 힘들게 외우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읽으면 된다. 그리고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면 된다.
언제 성경을 들고 펼쳐봤는지 생각해보자. 요즘은 주일 미사 참례할 때도 편리함과 실용성을 추구하면서 성경을 집에 모셔놓고 다닌 지 꽤 오래됐다. 이제부터라도 그 성경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펼쳐놓고 시간 날 때 마다 한 장씩, 아니 한 구절씩이라도 읽어 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어떻겠는가. 시간여유가 된다면 그 옆에 노트를 놓아두고 한 줄씩 써 내려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느님을 아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데서 출발한다. 예로니모 성인도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라고 하셨다. 기도 묵상 피정을 하기에 앞서 먼저 성경을 읽고 쓰면서 우리 모두 말씀 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가는 신앙인이 되어 보는 것도 하느님이 보시기에 참 좋으실 것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교구, 본당, 단체에서 성경 쓰기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성경을 쓰려면 먼저 읽어야 하기 때문이고 읽어도 그냥 건성으로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읽고 정성들여 쓴다는 것이다. 우리 함께 읽고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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