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아시파 총회가 인도에서 열렸다. 아시파(AsIPA)란 ‘아시아의 통합적 사목적 접근’이라는 영문의 준말이며 구체적으로는 그리스도교 교회 안의 작은 규모의 구성원들이 초대교회 공동체의 이상적인 삶의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한때 이는 소공동체 ‘운동’으로 불리웠지만 지금은 운동의 개념이 아니라 하나의 삶의 방식, 신앙과 삶에 대한 태도와 그 실천 양식을 뜻한다. 다시 말해 다양한 운동 중의 하나가 아니라 교회가 존재하는 하나의 새로운 방식이라는 의미에서 ‘운동’이라는 용어를 뗀 것이다.
물론 소공동체에 대한 견해는 지금까지도 한국 교회 안에서 찬반이 갈라지고 있다. 지금까지 소공동체를 미래사목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추진해온 성과가 매우 미미하며 결론적으로 한국교회 안에서의 소공동체는 실패했다고 단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소공동체가 지향하는 신앙과 삶의 방식이 결코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완전한 실패로 단정하고 폐기해야 할 만큼 무가치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에 아시파가 설치된 것은 십수년에 불과하다.
한국교회 안에서 소공동체가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고 이제 그 개념의 확산과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으로 봐도 큰 과오는 아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열린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정신과 가르침이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했음을 보면 소공동체 역시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4차 총회가 공의회가 가르친 ‘친교의 교회’를 건설하기 위한 하나의 유력한 길로서 소공동체를 제시하고 있음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친교의 교회, 참여하는 교회상은 공의회의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에 속한다. 소공동체는 이러한 친교의 교회를 향해 나아가는 도정에 매우 큰 도구이며 방안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이번 총회의 주제였다.
이제 소공동체는 아시아 교회가 참된 그리스도교 교회로 존재하는 하나의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존재 양식이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 각국 교회들은 깊은 연대와 원할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그 이상을 실현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축에 한국교회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큰 자부심과 긍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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