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봉사’다. 본당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행사에는 레지오 단원이 언제나 빠지지 않는다. 그것도 앞에 나서서 하는 봉사가 아니고, 뒤에서 묵묵히 힘든 것을 도맡아 해오고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 레지오의 활동력은 자타가 인정할 정도로 대단하다. 그래서 오히려 조직과 활동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 배워간다는 얘기도 있다.
왜 레지오가 한국교회에서 이만큼 성장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체계적인 단원 관리와 활동을 통한 조직적인 신심단체로서 자리매김했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가 신자들에게 모범이 됐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성모신심이다. ‘레지오 마리애’가 ‘성모님의 군대’라는 것에서 드러나듯이 오직 성모님을 위해서 사는 단체인 것이다.
성모신심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헌신을 우선으로 한다. 그 어떤 권력도, 재물도 바라지 않고 온전히 내어 놓은 ‘봉헌의 삶’인 것이다. 자신을 내어 놓음으로써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할 수 있고 자신의 영적인 성장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직책에 대한 욕심이 있다면 레지오 단원으로서 살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할 문제가 있다. 레지오를 명예나 나를 알리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있지 않는가이다.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겠지만 간혹 레지오 단원들끼리 마음이 맞지 않아서 와해되는 것을 경험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성모님의 군대이지만 일반 군대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이 기본적인 것을 잊어버리는 사람도 간혹 있다. 봉사하는 것을 드러내지 말고, 남을 위해 행하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알리지 말아야 하는 것이 레지오 단원의 기본자세라고 생각한다.
최근 서울대교구에서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의 활동과 신앙생활에 대해 실태조사를 했다. 여기에서 응답자들은 레지오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과 행사’가 필요하고 또한 ‘쇄신과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많이 지적했다.
최근 소공동체 모임이 활성화되면서 레지오가 다소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왔듯이 성모님처럼 열심히 기도하면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놓고 봉사할 때 성모님의 군대로서 더 큰 보람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것이 곧 자신의 영적성장인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