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대축일이 한주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거리 곳곳을 꾸미고 있는 성탄장식들은 구세주를 맞이할 설레임을 한껏 고조시킨다.
그러나 성탄트리가 화려한 불빛을 밝힐수록, 그 뒤에 가려진 우리 이웃들의 곤궁한 삶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때다.
한국교회는 1984년부터 대림 제3주일을 자선주일로 정해 지낸다. 전국 각 본당에서는 자선주일 헌금을 실시해 가난하고 병든, 소외된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눈을 돌려 주위를 돌아보자. 한국사회는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가난의 틈바구니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이들이 수없이 많다.
자녀들을 위해 분유 한통, 돼지고기 한덩어리를 훔치는 생계형 범죄 소식, 연말연시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나눔의 손길이 격감했다는 보도 등은 수년째 되풀이된다.
시대가 변화해도 자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교회 안팎에서는 자선의 한 방법으로 새로운 기부문화를 확산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 단체가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기부금액은 10만2550원으로 2001년 10만9000원, 2003년 9만401원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인당 평균 경조사비는 52만4000원으로 기부금의 5배 규모였다. 정기적으로 지출계획을 세워 기부하는 사람도 10명 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상적인 기부문화가 자리매김한 다른 기독교 문화권의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연말연시 혹은 재난 때에만 기부가 몰리는 현상이 이어진다.
또 전체 기부액 중에서도 기업의 기부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기부에 대한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방법을 모르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몇십억을 기부해야만, 수십년간 모은 전 재산을 내놓아야만 자선이 아니다. 자선은 어느 한 시기에만 펼치는 이벤트도 아니다. 이렇게 눈에 띄는 활동만을 모범적인 자선행위라고 생각하는 기존 편견들을 벗어보자.
일상 안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다.
당장 찾아보기 어렵다면 이번 주일 2차 헌금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보자. 받자마자 냉큼 뒤로 돌리는 바구니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정성이 한웅큼씩 모아진 바구니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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