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북소리와 전통자수가 어우러진 제 6차 ‘청소년 영성’포럼이 우아청 청소년 영성의 집에서 열렸습니다.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을까 관심을 갖고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포럼 기조 강연은 황종렬 박사님의 북 울림에 관한 성찰을 중심으로 열렸습니다.
“북이 차 있으면 두드려도 소리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속이 비어있는 북이 그 소리를 멀리까지 울려 퍼지게 합니다”라고 하며 “우리의 북도 속이 비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하느님의 메시지인 것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 강의를 들으면서 몇 개월 전에 참여했던 청소년사목토착화 연구회에서 주관한 학술회가 기억에 떠올랐습니다. 그 때 기조 강연은 조재연 신부님께서 맡았고 ‘순례하는 교회 안에서 청소년 사목’이라는 타이틀로 강연을 했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순례하는 교회 안에서 청소년 사목을 소개하셨는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순례하는 교회 안에서 청소년 사목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은 새로운 세대이고 변화하는 세대이다. 교회가 우리의 최종 목표가 아니다. 교회는 하느님께로 가는 도구이며 우리의 목적지는 그리스도께로 가는 것이다”라고 쓰셨고, 계속해서 “청소년 문화를 알지 않고는 청소년을 알 수 없고 그들을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교회가 그들의 문화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때, 교회의 미래이며 형제인 청소년과 멀어지는 비극이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염없이 메시아를 기다리던 나이 많은 시메온과 안나가 있었습니다. 시메온은 흔들리지 않는 신앙으로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안나 라는 예언자는 노구의 여성이었습니다. 여든 살이 되도록 절망에 대한 생각보다 깨어있는 상태로 구세주를 기다렸습니다.
이 두 인물은 저의 삶 속에 상당한 의미를 가지게 해줍니다. 그들은 기다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어두움 속에도 항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안주하지 않고 이 세상의 가치를 만족하는 것 보다 언제나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았던 분들이었습니다.
아무리 현실이 깜깜한 밤이라도 이 두 사람들은 새벽을 기다렸습니다. 희망을 간직했습니다. 모든 것을 초월하며 새로운 세계를 볼 줄 아는 예언자였습니다. 이분들의 확신은 간절한 기도를 통해서 완전하게 구현되었습니다.
“이제야 말씀하신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라고 루카 복음은 그들의 증언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위대함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기를 두 팔에 받아 품에 안는 것입니다. 그 것 뿐입니다. 아기를 품에 안는 것!
‘아기’라는 아직도 완전하지 않은 존재, 성장할 사람, 미완성의 존재 안에서 하느님의 아들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가진 것입니다. 이것은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에게 하느님께서 해주신 약속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에 나는 모든 사람에게 나의 성령을 부어 주리니 너희 아들딸들은 예언을 하고 젊은이들은 계시의 영상을 보며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라고 요엘이 예언했던 것이었습니다. 계시의 영상과 꿈을 꿀 수 있는 능력은 열려있는 사람에게 특권입니다.
텅 비어 있다는 것은 바로 하느님을 발견하게 되고 하느님을 두 팔로 안아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에 머물 수 있다면 우리도 시메온과 안나처럼 꿈을 꾸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비전을 받아드릴 수 있게 됩니다. 작은 애벌레 안에서 나비를 볼 줄 알게 되고 콩 한 개, 풀 한 포기, 밥 한 그릇 안에서 우주를 발견할 줄 아는 시각을 갖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청소년들 안에서도 그들이 하느님의 자녀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성탄은 시메온처럼 두 팔을 벌리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받아 품에 안는 시간입니다. 아직은 부족한 것이 많고 철이 없어 보이는 그 청소년들 안에서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을 관상합시다.
그 분은 굶주리는 사람들, 사랑에 목마른 청소년들, 흔들리는 가출 청소년들, 인격적인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어린이들, 무관심과 멸시로 상처에 얼룩진 젊은이들을 택하셨습니다.
소외, 두려움, 그리고 죄책감에 사로잡혀있는 그 하느님의 생명을 시메온처럼 안나처럼 두 팔로 받아서 품에 안아 줄 때, 바로 그때 그 모습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 구세주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바로 여기 있는 형제들에게 베푼 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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