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동체’를 만든 장 바니에 는 공동체 내부에는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전한다. 하나는 ‘친구’ 다른 하나는 ‘적’이다.
우리는 친구들끼리 서로 기쁨과 위안을 주고받는다. 서로 만나는 것을 즐거워하고, 서로에 대해 물으며,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해준다. 반면 공동체 안에는 ‘적’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문제를 만들어내고, 평화를 깨뜨린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없어져 주기를 바란다. 대부분의 공동체는 ‘우리’들끼리는 서로 칭찬하며 추켜올려주며 더욱 친하게 지낸다. 그렇게 될수록 ‘남’을 밀어낸다.
공동체의 성숙은 ‘우리’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남’을 향해 손을 내밀 때 시작된다고 한다.
‘저 사람이 없어지면 우리 공동체의 문제는 사라질 텐데’라고 생각하고, 그런 관점으로 공동체의 사건들을 바라본다. 만일 그렇게 사람들을 제거해 가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도대체 남아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남아 있는 ‘우리’들은 과연 바르고 건강한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까?
미움이나 편견들은 너무도 쉽게 전파되고, 그러한 분위기들이 모아져서 광기로 표출되기도 한다.
2차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 중세시대 마녀사냥 등은 근거도 없는 차별과 미움으로 시작된 일들이다. 당시에는 지나칠 정도로 확신에 차서, 정의와 믿음의 이름으로 치러진 만행들이었다.
오직 깨어있는 사람이 그러한 광기에 휩쓸리지 않는다. 편안한 ‘우리’ 바깥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통해 그런 불편한 깨어 있음이 유지될 것이다.
김영수(광주대교구 청소년사목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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