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양적인 것이 아니라 질적인 것이며, 곧 인간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전면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나 수단이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데 머물지 않고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의 변화를 수반하는 총체적인 변화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인류는 스스로 만들어낸 첨단의 정보처리기술과 네트워킹의 기술을 통해 좀더 편리하고 신속하며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도록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스로 창조해낸 이러한 미디어들의 메카니즘에 오히려 휘둘릴 우려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가톨릭교회는 미디어를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로 받아들이며 따라서 이를 선용해서 인간의 참된 발전에 기여하는 도구로 활동하도록 촉구하는 한편,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해악이나 오용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우려하고 경고해왔다.
하느님 은총의 선물로서 인간이 발명해낸 문명의 이기들은 인간이 활용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인류의 복지를 증진하고 민족들의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민족들간의 사랑의 교류를 위해서 사용될 수 있지만 자칫 잘못 사용된다면 오히려 인간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톨릭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즉, 쏟아지는 정보, 때로는 강요되기까지 하는, 미디어가 산출해내는 온갖 정보들 속에서 참되고 아름다운 것들과 추하고 악한 것들을 식별해낼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데, 미디어 교육은 바로 이러한 우리의 식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톨릭교회의 미디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매우 깊고 그만큼 적지 않은 성과를 쌓아두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현재 한국 교회 안에서의 미디어 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는 오히려 전에 비해 결코 발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는 문화의 복음화가 어느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현대 사회의 문화는 미디어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문화의 복음화를 위해서 가장 급한 과제는 미디어 교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진한 미디어 교육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 나아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가톨릭 미디어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는 일은 사목적인 우선순위에 있어서 지금까지 매우 소홀하게 다뤄져 왔다. 문화의 시대에 걸맞는,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미디어 교육의 활성화로 드러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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