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후반 대희년을 앞둔 시점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불어닥쳤던 선교 열풍.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서 복음을 선포한다는 사명 아래 각 본당과 한국천주교가두선교단은 그야말로 ‘사람 낚는 어부’가 되어 전국 방방곡곡 이웃을 찾아 다녔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천주교 안내책자를 전달하고 관심을 보이는 분들은 자기소개서를 받아 주소지와 가장 가까운 성당으로 연결을 시켜주면서 세례받을 때까지 연락을 꾸준히 주고 받으며 영세 대부모도 마련해 주었다.
그 결과 활발한 선교 활동을 펼쳐오던 개신교의 신자 증가율이 줄어든 반면 천주교 신자 증가율은 급성장했다는 통계발표가 있었다. 비신자를 대상으로 한 종교 호감도 조사에서도 천주교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는 조사결과 또한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연 천주교 신자는 늘어난 것일까?
당장 내가 다니는 본당만 보더라도 제단체 봉사자는 매년 같은 분들이고, 새로운 얼굴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본당에서는 미사 시간에 참석하는 신자수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많은 입교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문제는 새로 오신 분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냐 하는것이다. 선교를 통해 천주교에 매력을 느껴 입교했지만 본당 내 공동체에서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선 그 분들을 보살피고 지속적으로 신앙을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 회의감마저 든다. 그 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허한 영혼을 채워줄 주님의 말씀이었는데 본당 행사의 봉사활동만 지나치게 강요한 것은 아니었던가?
신앙생활에 대한 이해를 돕게 친절한 지도와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필요할텐데 일단 입교했으니 다른 선교대상자를 찾기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가? 영세 받을 때까지 쏟아 부었던 정성의 절반만큼만 관심을 가졌어도 분명 그 분들은 아쉬움 가득 간직한 채 방황하지 않을 것이다.
새해다. 올해에도 여전히 선교는 계속될 것이며, 천주교에 관심을 가진 새로운 이웃이 성당을 찾을 것이다. 그 분들이 영세 후 영혼의 목마름으로 방황하며 ‘잃은 양’으로 떠나가지 않도록 더 큰 관심과 애정으로 감싸주고 돌보아야 할 것이다.
김준우(라파엘. 대구시 월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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