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최근 교황청에 주재하고 있는 각국 외교사절들과의 신년하례에서 오늘날 지구촌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와 과제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피력했다. 우리는 교황의 이러한 통찰이 결국은 정의와 평화로 귀결될 수 있음을 볼 수 있다.
교황은 현대 세계의 가장 중요한 과제를 모두 4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이 바로 빈곤 퇴치를 위한 노력이다. 세계는 분명히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의 원인인 빈곤을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과 방법을 갖고 있다.
바로 그렇기에 우리는, 교황이 직접 언급한대로, 그토록 많은 이들이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으며, 편안하게 쉴 자리를 갖고 있지 못한 이 빈곤의 현실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어떻게 인간이 동료 인간들의 그 극심한 고통을 외면할 수 있는지 우리는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교황은 빈곤의 문제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군비 경쟁의 문제를 지적한다. 지구촌의 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죄없는 이들을 살상하려는 무기를 만들어내는데 엄청난 재화를 소비한다. 냉전 이후 국지화되면서 더욱 가속화되어가는 지역 분쟁들, 여기에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테러와 그에 대한 반테러의 폭력들은 무기의 생산과 거래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분쟁들은 결국 자기가 태어나고 살아온 땅과 가족, 친지들을 버리고 생명을 찾아서 낯선 곳을 떠도는 난민들을 대량으로 양산한다. 여기에 더 나은 삶의 조건을 찾으러 나서는 이들을 포함해 오늘날 지구촌은 수많은 이주민들의 이동으로 가득하다.
교황이 마지막으로 지적한 문제는 생명에 대한 공격이다. 가장 미약한 존재인 초기 단계의 생명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은 우리가 직면한 가장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늘날 평화는 우리가 건설해야 할 가장 커다란 과제이다.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다. 그리고 진정한 평화는 하느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는 우리는 세상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우리 각자가 세상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세상의 평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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