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는 매년 2월 11일을 세계 병자의 날로 지내고 있다. 이 날은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로써 매년 사순절을 앞두고 교회는 온갖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삶의 희망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일깨우게 된다.
특히 올해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기념행사는 한국에서 거행됨으로써 이 땅위에서 병마로 신음하고 있는 많은 환우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교회의 뜻을 더욱 절실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러한 올해 병자의 날 행사를 위해 특사를 파견하고, 병자의 날 장엄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에게는 전대사의 은총을 허락했다.
가톨릭교회는 그 창립 때부터 항상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우리 주위의 병자들을 돌보는 것을 그 고유의 소명으로 부여받고 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나약한 이들에게 베풀어주신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는 그대로 우리 교회가 따라야 할 모범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병자들은 그리스도교적인 의미에서 우리 모두가 받아야 할 고통을 대신해서 보속하는 이들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심으로써 인류를 죄와 죽음에서 구해내셨듯이 이들의 고통은 그런 고통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고통을 겪는 이들은 그 고통으로써 그리스도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들은 우리 모두의 깊은 사랑과 존경에서 우러나오는 정성스러운 간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우리 교회가 가르치는 바이다.
오늘날 ‘죽음의 문화’가 만연한 세상에서 병자는 종종 인간의 존엄성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불치병, 난치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은 마치 그들이 존엄성을 상실한 것처럼 푸대접을 받거나 짐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부자이건 가난한 사람이건, 신분이 높거나 낮거나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합치되는 사랑의 간호를 받아야 하며, 가능하다면 치유를 위한 모든 배려를 받아야 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번 제15차 병자의 날 담화를 통해 병자들에게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의 고통을 생각하고, 그분과 하나 되어 아버지께 의탁하라”고 권고하셨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고통에 동참하는 이들 병자들이 인간다운 품위를 누릴 수 있도록 깊은 사랑으로 기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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