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본당에서 비신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사랑학교’란 프로그램을 맡아서 한 적이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약 2시간 가량 아이들에게 간식도 주고 율동, 찬양과 체험학습 등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한 자리였다. 함께 색종이와 수수깡을 이용해 성당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공원에서 보물찾기를 겸한 환경미화를 하는 등 무엇보다 아이들의 인성에 초점을 맞춰 준비했다.
신앙을 가진 부모님 손에 이끌려 주일학교에 오는 아이들과 달리, 스스로 성당에 매주 찾아와 “선생님, 오늘은 간식이 뭐예요?” “오늘은 무슨 노래 불러요?”하며 기대감에 가득찬 맑은 눈동자로 바라보는 그 아이들이 너무 고맙기만 했다. 신앙을 강요하는 성격의 프로그램이 아니었기에 아이들은 그냥 신나게 놀다가 돌아가면 되었지만,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이 성당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간직한다면 훗날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기회를 접했을 때에 그 누구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선교의 방법은 아닐까?
사실 선교란 것이 성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마련이다. 이미 각자의 가치관을 확고히 가지고 있는 성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것은 사실 많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비신자 어린이들에게 조금만 더 눈길을 돌려 ‘사랑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이 각 본당에 보편화 된다면 죽음의 문화에 노출된 아이들이 주님의 품에 안겨 인성적으로 훌륭한 신앙인으로 자라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며칠 전 본당 주일학교 중고등부 미사에 참석한 ‘사랑학교’ 시절 아이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때의 뿌듯함이란….
김유경(안젤라. 대구시 죽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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