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최근 정기총회를 갖고 그 활동 지표로서 ‘평신도 사도직 정체성의 확립’을 내걸었다. 아울러 그 구체적인 활동 목표를 9개 항으로 정해 향후 평협 활동의 역량을 이러한 목표에 집중할 것을 피력했다.
우리는 한국 평협의 이러한 목표 설정이 매우 진지한 성찰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판단하며, 그 방향성의 모색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고자 한다.
우선 평협이 활동 지표로 삼은 ‘평신도 사도직 정체성 확립’은 이미 평신도 사도직 활동에 있어서 그 근본적인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이 뚜렷하게 실천되지 못해왔다.
모든 활동은 정체성에 바탕을 둔다. 아무리 왕성한 활동도 그 신원 의식과 정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며, 지속적인 활동력을 유지할 수도 없다. 따라서 평협 역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투철하게 인식되지 않는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러한 맥락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강조되고 있는 평신도 교육에 대한 집중적인 역량 투입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평신도 사도직의 힘은 교육의 힘에서 나오게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복잡다단하고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며, 가치관의 혼란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종종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올바른 식별력을 잃기 쉽다. 교육의 힘과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인식과 삶에 대한 철저하고 지속적인 교육은 평신도 사도직 활성화의 가장 바탕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는 다각적인 방법과 영역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포럼식의 교육 프로그램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또한 신분과 계층별로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교육의 양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강화되고 있다. 평신도가 깨어나서 사도직을 활성화하는데 있어서 교육의 힘은 근본적인 토대를 이룰 것이다.
현대 사회와 교회는 평신도의 적극적인 교회 참여를 요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신도 스스로의 역량을 강화하고 투철한 소명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교회 참여는 동시에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려는 사회 참여의 길로 이어진다.
평신도는 이제 교회 안팎을 모두 아우르는 역동적인 하느님 백성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 평협의 활동에 큰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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