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시기가 중반에 접어들었다. 머리에 재를 얹고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형으로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삶대로 살 것을 다짐하며 시작했던 사순절이 제3주일이 됐다.
새해를 시작하며 결심했던 것들이 ‘작심삼일’로 사라지듯,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결심하였던 것이 ‘작심삼일’이 되진 않았는지, 적어도 ‘작심 사십일’만 돼도 좋을 것이다.
‘담배를 끊겠다.’ ‘술을 마시지 않겠다.’ 또는 ‘매일 미사에 참례하겠다.’ ‘하루에 한 끼 식사를 굶고 그것을 모아 이웃을 돕겠다.’ 등등 각양각색의 결심들이 사순절 중간지점인 지금은 어떻게,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새롭게 다짐을 할 때인 것이다.
사순절이라고 해서 거창한 결심을 세우기보다 작은 정성을 들여서라도 지금 실천하기 쉬운 것부터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사 시작 10분전에 성당에 오기 또는 그 주 복음을 미리 읽어보고 미사 참례하기, 미사 봉헌 후 5분 동안만이라도 성체 앞에서 기도하고 집에 가기 등등 아주 작은 정성만 들인다면 실천 가능한 것들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최근 통계를 보면 미사 시작 후 성당에 들어가는 ‘지각 신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바쁜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각 하는 것까지 탓할 수는 없지만, 상습적인 지각생이 상당수 된다. 예전에는 미사 시간에 늦으면 아주 미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성당에 들어가곤 했는데 요즘은 아주 당당히 문소리, 발자국 소리까지 내면서 입장하는 신자들도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영성체후 사제의 강복도 받지 않고 퇴장하는 신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성체를 받아 모시자마자 곧바로 퇴장하는 신자들 중 미사에도 지각하는 신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신자들의 공통된 생각은 미사에 빠져서 고해성사를 보려면 번거롭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미사시간에 왔다가 성체를 모셨으니까 그냥 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사를 빠지는 것보다 낫다고 할 수 있을까. 말 그대로 미사구경만 하고 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본당과 교구 더 나아가 교회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전혀 모를 수밖에 없다. 이런 신자들이 냉담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사순절, 거창한 결심을 세워 희생을 하기보다 미사에 지각하지 않겠다는 아주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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