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나치게 감각에서 오는 경험적인 것들만을 신뢰하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소리의 경우, 사람이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귀로는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일상 안에서 힘겨움에 마주할 때 신앙인들은 주님을 찾는다. 그리고 주님의 소리를 듣길 원한다. 하지만 나의 욕심과 나의 상황에 맞춰 하느님의 음성을 듣길 원한다면 우리는 이내 실망하고 말 것이다. 세상의 소리조차 극히 일부만을 들을 수 있는 우리의 한계 속에서 주님을 만나고자 하는 의도 자체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느님을 만나고자 하는 신앙의 열의는 인간의 육체적인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 안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먼저 다가오심으로 가능할 것이다. 조용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여는 것이 어떨까. 그렇다면 들리지 않겠는가.
강호일(스테파노. 서울 연희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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