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최근 갈수록 심각해져 가고 있고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배아연구, 낙태, 인공 임신 등에 관해 성명서를 발표, 무분별하게 생명을 파괴하는 이들을 향해 일침을 내렸다.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라는 제목으로 낸 성명서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묵묵히 생명의 존엄성을 외치며 생명파괴 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오던 생명지킴이들에게는 더할 수 없는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생명이 왜 소중하고 중요한 지 가톨릭 교회 입장을 교회 안팎에 다시 한번 준엄하게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된다.
주교단은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이미 30여 년 전, 낙태를 조장하는 악법인 ‘모자보건법’제정을 반대해 왔고, 급기야 ‘저출산’ 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정부의 산아제한정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경제적 효율성을 빌미로 앞세워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를 묵인하는 정책과 법안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생명존엄성 보다 경제적인 부강이 먼저라는 인식을 국민들로 하여금 아주 당연시 여기도록 만들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정책에 국민들조차 아무런 비판이나 의식도 없이 빠져 가고만 있다는 것이다.
‘배아도 인간 생명체’ ‘생명을 파괴하는 낙태 금지’ 등에 대해서 교회는 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한목소리로 외쳐왔다. 때문에 수없이 많은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고, 뜻있는 이들로부터 격려의 말을 듣기도 했다. ‘생명지킴이’는 말 그대로 생명을 지키는 사람이어야지 그 어떤 대가나 이익을 기대해선 안 된다. 정말 외로운 투쟁이 ‘생명지킴이’다. 남이 알아주기를 바란다면 더 이상 생명지킴이가 될 수 없다
이번 주교회의 성명서는 또다시 시작되고 있는 배아줄기세포연구를 단죄하는 것이다. 또한 성명서에서도 밝혔듯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출산을 장려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루어지는 낙태 시술을 방임하는 정부의 태도는 자기모순이며 직무 유기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전 신자, 아니 전 국민이 하나같이 생명지킴이가 되자는 것이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보다 스스로 깨우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것이 교회가 할 일이고 대중매체가 할 일이다.
문제는 단순히 이런 성명서를 발표한 것에 끝나면 안 된다. 모든 신자들이 숙고하여 읽고 받아들여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사목자들이 적극 이끌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허공에 외치는 메아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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