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 자연 뿐 아니라 인간 자멸로 이어져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공기는 대기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나무는 대지에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해 자라는 것처럼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자연의 순리대로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인간 역시 땅에 발을 딛고 땅을 일구고 그 땅에서 나는 작물을 먹으며 살고, 대기 중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깨끗한 물을 먹음으로써 원활한 신진대사를 유지할 수 있다.
도시의 비대화에 따라 자연과의 접촉이나 교감이 점차 줄어들기는 했지만, 태생적으로 인간은 자연과 매우 가까운 존재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최근 들어 생활에 여유가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자연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도 인간의 내재된 감성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자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나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우리 주위에서 점차 높아지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증하는 사례다.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생물종을 살펴보면 포유류가 가장 위기에 처해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물다양성이 소멸되어 가는 순서는 포유류가 14%로 가장 높고, 조류(11%), 식물 종 (8%), 어류(5%) 등의 순이라고 한다. 이처럼 생물종이 감소하게 되면 생태계의 안전성과 자정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는 결국 지구촌 환경문제를 야기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21세기로 접어든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또한 환경의 일부로 살고 있는 인간이 너무 거만한 모습으로 환경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할 때가 왔다.
산의 높낮이와 상관없는 인간들의 호연지기는 시도 때도 없다. 그린벨트 내의 약수터에도, 편안히 올라간 야산에도, 북풍한설 막아주던 진산에도, 인적 드문 두메산골에도, 큰맘 먹고 올라가는 고산준령에도, 새벽녘부터 밤늦도록, 봄부터 겨울까지 그치지 않는다. 땀과 술, 담배 그리고 화장품 냄새까지 짊어지고 올라가는 인간들의 소란스러움은 야생동물들을 극도로 자극한다. 짝짓기 계절에 알을 품던 박새와 휘파람새만이 화들짝 놀라 떠나가는 것이 아니다. 아스팔트 냄새에 쫓겨 계곡 깊숙이 몸을 숨긴 너구리와 오소리는 계곡마다 배어 들어오는 인간 냄새에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
산 속에 살고 있는 생물들, 물속에 살고 있는 수생동물,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들은 인간의 이기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멸로 가는 환경 파괴의 심각성에서조차 인간의 이기심은 끝이 없다.
먹는 물은 안전한가. 인간이 안전하게 숨 쉬고 살 수 있는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가 현시점에서 제대로 있는가.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이다. 심지어 인간의 DNA를 활용해 인간복제를 하는 등 자연 순리에 거스르는 많은 행동을 아무 죄책감 없이 자행하고 있다.
사람이 딛고 서 있는 대지는 힘들어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사는 인간 이외의 생물은 호흡곤란에 천식까지 앓고, 푸르른 산과 들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뛰어다니는 동물 역시 살 곳을 잃고 방황하는 현실에서 환경에 대한 시각은 언제나 인간중심적이다.
인간이 살기에 불편하다고 길을 뚫고, 건물을 짓고, 생활의 편의를 위해 자동차를 타며 매연을 만들어내고, 미관상 좋지 않아 건물을 허물어 생기는 폐기물들을 다시 환경으로 내보내는 끊임없는 활동은 주위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일관해왔다.
이제는 함께 숨을 쉬고, 지구 속의 한 생명체로서 인간이 환경의 일부분이며 자연과 공유하는 한 구성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때이다. 자연을 저버리고 환경을 뒤로 한 채 인간 삶이 제대로 유지할 수 없듯, 환경에 눈높이를 맞추고 귀를 기울이는 좀 더 낮은 자세로 환경과 함께 공유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환경에 대한 인간의 이기심은 환경뿐만 아니라 인간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따라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인간-자연환경이 공존하는 에코시스템(Eco-system)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선 사람이 물 환경(호소, 하천, 습지)과 생태계를 살려가면서 함께 이용하는 친수환경조성이 필요하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인 우리의 금수강산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현재의 이용, 개발에만 급급해서는 안 되며 긴 안목에서 미래자산을 가꾸어 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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