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카리타스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 지원과 관련한 사업 합의서를 채택함으로써 국제 카리타스를 대표해 대북 지원 창구로 지정된 한국교회의 북한 지원 사업의 새로운 차원을 열었다.
이번 합의서 채택의 의미는 실로 크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10월 국제 카리타스로부터 대북 지원 사업 추진 전권을 위임받은 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지원 사업의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물론 대북 지원은 직접적으로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와 관련된 것이며 인도주의적 지원의 대상 자체가 우리 동포라는 점에서 한국 교회가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북 지원이 보편교회의 긴급 구호 원조와 개발 사업의 중요한 한 부분이며, 그러한 중요한 사업 추진을 한국교회의 역량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전권을 위임했다는 점에서 이는 한국교회의 위상이 이미 높이 평가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 1995년 북한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고 이후에도 매년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와 북한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식량난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보편교회는 대북 지원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이번 합의서 채택으로 한국교회의 대북 지원은 일회성, 시혜적 지원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전망 안에서 이뤄지는 개발 지원의 면모를 갖게 됐고, 어린이와 여성, 환자, 노약자 등 취약 계층을 우선적인 수혜대상으로 함으로써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우리는 이번 합의서 채택이 결코 완성이 아님을 잘 안다. 한국 카리타스 관계자들이 누누이 강조하는 바와도 같이 이번 사업 추진은 첫 단추를 꿴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막 시작된 본격적이고 새로운 차원으로 이뤄지는 대북 지원 사업이 반드시 큰 성과를 거둘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이러한 교회의 활동은 우리의 염원인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꿈을 앞당겨 실현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단순히 물질적 지원에 그치지 않는, 남한 교회 모든 구성원들이 세계의 평화를 희구하는 선의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평화와 화해의 기도를 끊임없이 바치고자 하는 뜨거운 열의가 담겨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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