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세 알의 의미’ 되새기며 ‘즐거운 불편’실천하자
‘유기 농업의 아버지’ 김영원 선생은 “한 알은 하늘을 나는 새의 몫으로, 한 알은 땅 속 벌레의 몫으로 나머지 한 알은 사람의 몫으로 심은 것이 옛 사람들이 콩 심을 때 세알씩 넣은 이유”라고 했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 인류는 어떻게 하면 더 크게, 더 많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혈안이 되어가는 것 같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우리 인간에게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고 지배하여라. 그리고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생물을 다스려라.”(창세 1, 28)
그렇다. 하느님은 우리 인간에게 지배하고 다스리라 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잘 새겨야 할 것이다. 현재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은 극에 다다르고 있다.
예전에 어떤 지역에서 홍수가 났다. 그전까지 살아오면서 홍수 한번 나지 않던 그곳이 몇 년 전 아파트가 생기면서 논이 사라졌고, 많은 비가 내릴 때 빗물을 담아 두었던 논이 사라진 후에는 그대로 비가 마을로 흘러내려와 홍수가 났다는 것이다.
또 매년 봄마다 우리는 황사 때문에 얼마나 골치를 앓고 있는가? 사막화로 인해 미세모래가 우리나라에까지 와서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피해 역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기후변화 정부간 위원회(IPCC)의 제2실무그룹 제4차 평가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이 1.5~2도 오를 때마다 각 지역별 주요 변화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아시아는 2000만~10억 명이 물 부족에 직면 하고 해마다 최대 200만 명이 해안 침수 위험에 노출된다고 한다. 오세아니아는 혹서(酷暑) 관련 사망자가 3000~5000명 발생하고 주요 하천 유량이 10~25% 감소한다. 아프리카는 3억5000만~6억 명이 물 부족에 직면한다. 이 시기는 앞으로 30년 안에 다가올 것으로 전망되며 지구 생물 중의 20~30%가 멸종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피해가 빈곤지역과 빈곤층에 특히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온난화 현상을 강하게 받으면서도 사회, 경제적으로 적응력이 낮기 때문이다. 이어 보고서는 온난화 영향을 줄이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 해도 기후 시스템의 관성 때문에 몇 십 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한겨레신문, 2007년 4월 7일자 참조)
이 얼마나 무서운가?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이 불러온 재앙이 아닌가 싶다.
선조들의 지혜를 배워야 할 것이다. 사람이 자연과 함께 살아야지 자연을 파괴하고 무시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땅은 우리 시대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나아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한다. 너무나도 편리하게 살아온 나의 생활 습관을 말이다. 일상적인 삶 안에서 우리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경을 살리는 ‘즐거운 불편 운동’에 동참 했으면 좋겠다. 즐거운 불편은 생활 속의 불편함을 즐겁게 선택하여 우리의 삶을 세상과 나누어 보자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으려면 약간의 불편함이 따른다. 새로운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핸드폰 사용을 한번 참아도 약간의 불편함이 따른다. 그러나 만일 그러한 불편을 통해 절약된 돈이 굶어 죽어가는 생명들을 살리는 데 쓰일 수 있다면, 그러한 불편은 즐거울 것이다.
콩 세 알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 시대에 옛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기쁘게 살았으면 좋겠다. 하느님의 창조 질서 보존을 위해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뜻대로 오늘을 살아야 한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면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신 것을 잊지 말자. 지배하고 다스리라는 것이 파괴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잘 관리해서 다시금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한다. 이것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 이유이다.
마음대로 파헤치고 깔아 뭉게고 없애 버리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명심하자. 그리하여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아름다운 이 세상을 가꾸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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