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소중함을 수호하려는 교회의 노력이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3월 16일 전례없이 강경하고 명확한 어조로, 더욱이 주교단 전체의 뜻을 모은 공동성명의 형태로 ‘생명의 문화를 향하여!’라는 성명서를 발표한데 이어 전국 각 교구 생명운동 관계자들은 연석회의에서 범사회적인 생명수호대회 개최를 추진키로 결의했다.
우리는 전례 없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나아가는 교회내 생명운동 진영의 이러한 힘찬 발걸음을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특히 그간 교회내 생명운동의 주체들이 긴급한 생명윤리 관련 사안들에 대처하는데 있어서 다소는 산발적이고 미온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던 차에 이같은 적극적인 노력은 돋보이고 있다.
주교회의 생명31운동본부는 지난 5월 3일 열린 연석회의에서 생명수호대회 추진 외에도 생명윤리법의 올바른 개정을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하고, 특별히 배아 연구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물론 이러한 생명운동의 다양한 방안은 주교회의 상임위원회,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주교회의 총회 등 일련의 과정과 절차를 거쳐 확정됨으로써 구체적으로 시행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 주교단이 피력하고 있는 강력한 생명 수호 의지에 비추어 볼 때 교회의 생명운동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날 교회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있어서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외로운 투쟁이라고 할 만큼 우리 사회 안에서 생명윤리와 생명문화에 대한 의식은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는 국민들의 인권과 생명 수호에 앞장서야 할 정부가 오히려 일부 생명과학계와 산업계와 밀착해 생명을 파괴하는 정책을 추진함을 극히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교회의 생명운동이 넘어야 할 가장 직접적이고 큰 산이다.
하지만 교회의 생명운동은 근본적으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생명문화의 건설임을 분명하게 인식하면서, 물론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수호 노력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우리의 생명 의식을 근본적으로 고취시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교회의 예언자적 소명은 오늘날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려는 노력에서 드러나야 할 것이다. 인간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가장 큰 은총의 선물이며, 이를 훼손하는 것은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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