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브라질 방문은 세속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대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교의 미래 사회와 교회 안에서의 사목적 대처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깊은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교황이 이번에 닷새의 일정으로 방문한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가톨릭 인구가 많은 나라의 하나로서, 그 가톨릭적 전통은 깊은 뿌리를 자랑하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의 그리스도교 전통은 이미 지난 천년기에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다.
흔히 제1천년기의 복음화가 유럽 대륙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하면, 제2천년기의 복음화는 남북 아메리카 대륙에 뿌리를 내렸다. 특히 중남미 지역을 일컫는 라틴 아메리카 지역은 지금도 세계에서 가톨릭 신앙과 그러한 신앙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 전통이 깊이 자리를 잡은 대륙이다.
이처럼 그리스도교적 뿌리가 깊은 라틴 아메리카 대륙은 오늘날 신앙과 윤리의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 보편교회 안에서의 깊은 우려이다. 흔들리는 라틴 아메리카의 징후는 가장 먼저 생명윤리와 그 실천에서 드러난다.
교황이 이번 순방길에 되풀이해서 언급하고 있듯이 현재 라틴 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가톨릭교회가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관련해서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 낙태와 피임 문제에 대해서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입법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징후는 라틴 아메리카 사회가 자신의 뿌리인 신앙적 전통과 현대 사회의 세속적 가치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는 복음화와 교세의 면에서도 가톨릭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전통적인 면모를 벗어나고 있다. 이는 선교의 측면에서 크게 우려되고 있는 부분으로, 전과 비교해볼 때 가톨릭의 교세가 감퇴하고 개신교의 교세 신장이 눈에 띄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순방길에 교황이 제시한 해법은 사회과학적인 것도, 정치적이거나 사회운동의 방법론도 아니다. 교황이 제시하는 위기 극복의 실마리는 오직 사랑이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나는 사랑의 하느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 그것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이번 순방은 이러한 위기 상황에 처한 라틴 아메리카 교회가 다시금 신앙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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