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가문 요즘
흐르는 물에는 동심원(同心圓)이 많이 떠오르고
강변 물새들의 날개 짓이 부쩍 늘었다.
가슴에 회색 세로 줄무늬로 단장한
남천 강변 왜가리 부부도
부화(孵化)를 거의 끝낸 지금
영양 보충으로 몸매 만들고
새끼 먹이 챙기느라
머리빗을 겨를도 없나보다.
도포 차림의 도도한 자태로
갓 쓴 선비 완연하더니
어느새 S 라인 긴 목이 수면에 드리워지며
십자가형 날쌘 포획 클라이맥스 후엔, 언제나
노란 부리 끝에 푸드덕거리는 은빛 유선형.
장승같이 굳어 매서운 눈매와
작전 개시 직전까지의 인고(忍苦)의 세월이
눈에서 머리 뒤편까지 두른
검은 줄 댕기 깃을 하나씩 엮고 있다.
성병일(풀라도·시인·대구대교구 중방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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