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부산교구 신자들은 교구설정 50주년을 기념해 3박4일간 순교 신앙 사적지 도보 순례를 시작했다.
남천동 교구청을 시작으로 수영장대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부곡동 순교자 기념관 등을 거친 뒤 버스로 울산 병영장대에 도착했다.
다음날부터는 너무 힘든 여정이었다. 우리는 간절한 기도로써 주님을 만나듯 발걸음을 옮겼다. 특히 셋째날은 어영마을을 지나 금오산 약수암까지 땡볕의 아스팔트길을 장장 10시간 거의 쉬지않고 행군한 가장 힘든 날이었다. 그러나 성령의 도우심인지 다행히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었다.
자연속에서 우리 인간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됐고, 신앙선조들이 주님을 향한 신념으로 그 박해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몇 번이고 오르락내리락하며 성사받고 전교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마지막날 오순절 평화의 마을을 지나 중앙성당을 끝으로 순례는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도보 순례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얻었다. 겸손과 인내, 그리고 사랑을. 순교정신을 이어받아 하느님 나라 건설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나는 주님, 그리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사랑하며 살 것이다.
이기섭 (토마스모어·부산 주례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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