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는 매년 농민주일을 지내며 우리 생명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부들의 피와 땀, 그 결실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올해 맞는 농민주일은 특별히 어려운 처지에 있는 한국의 농민들과 농촌들의 현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 농민과 농촌의 처지는 더 이상 논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 등 세계화와 무역자유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농민들의 처지는 생존권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농민과 농촌, 우리 생명의 먹거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농촌사목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깊고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제12회 농민주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문에서 농민들의 생존권에 대한 최선의 배려를 호소하면서 우리 농촌을 살리자고 권고했다. 성명은 특히 교회가 오랫 동안 펼쳐 온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 지니고 있는 중요성에 대해서 상기시키고, 도시 본당 공동체와 교회내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 운동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청하고 있다.
오늘날 농민과 농촌 문제는 그들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우리는 성명서가 권하는 관심과 참여에 대해서 좀더 깊이 성찰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운동은 비단 농민과 농촌 살리기에만 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농민과 농촌이 피폐해지면 결국 그 부정적인 영향은 우리나라 모든 부분에 걸쳐 파급되는 것이며, 그것은 생명과 환경 보호의 문제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농촌이 붕괴되면 그것은 곧 우리 모두의 생명이 피폐해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도시민이든 농민이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이 바로 우리 농민과 농촌의 문제이다. 성명서에서 지적하듯이 농촌 마을 공동체와 도시 본당 공동체가 깊은 연대의식 속에서 생명의 먹거리를 지켜나가고, 이 땅이 생명의 터로 살아남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목표를 위해서는 농민과 농촌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반드시 도시의 본당 공동체들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 이들을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다시 한 번 생명의 땅과 생명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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