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도, 쏟아지는 폭우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믿음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국교회에서 유례없는 전국 규모의 청년대회가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 동안 평화의 섬 제주에서 열렸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가고 있다는 깊은 위기감 속에서 젊은이들의 신앙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이번 대회를 통해서 한국의 가톨릭 신자 청년들이 지닌 뜨거운 신앙과 세상의 가치를 넘어 보다 높은 가치를 지향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영적 갈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확인을 통해 한국교회는 이제 젊은이들이 오직 세속적 가치에만 몰두하며, 아무리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말씀을 전해도 외면한다는 피상적인 선입견이 잘못이었음을 분명히 깨달았다.
우리 젊은이들은 비록 세상의 유혹과 세속의 가치에 자주 흔들리기도 하고, 교회와 하느님의 말씀을 시대착오적인 구시대의 유물로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영혼 깊은 곳에서는 오히려 더욱 선하고, 더욱 아름다우며, 순간을 넘어 영원을 향한 깊은 갈망을 간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코 그들은 자신들 안에 매몰되어 있지만은 않으며 오히려 복음적 소명 안에서 이웃과 세상을 향한 참다운 헌신과 봉사의 자세를 이미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교회가 이들을 그리스도의 생명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그들 안에서 그리스도의 희망과 빛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교회의 미래는 젊은이들의 신앙에 달려 있다. 나아가 교회는 미래 뿐만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삶의 자리에서 젊은이들의 신앙에 깊은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며, 그럴 때에야 비로소 교회는 생동하는 그들의 젊음에 힘입어 신앙의 활력과 힘을 잃지 않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한 젊은이들의 신앙의 열정과 활력을 교회의 일상 삶과 사목 안에서 적용하고 구현해야 할 것이다. 젊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참된 관심과 사랑은 그들을 보살피는데에만 있지 않다.
그것은 오히려 그들의 능력과 인격을 존중하고 그들의 교회 안에서 자신들의 몫과 책임을 스스로 질 수 있도록 신뢰하고 자리를 만들어줌으로써 가능하다. 피상적이 아닌, 진지하고 참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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