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 16)
죽음으로 먼저 떠났던 이들이 남긴 메시지들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가집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고별사(유언)의 시작에서 “서로 사랑하라”(요한 13, 34)는 새로운 계명은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삶과 존재의 중심에서 언제나 생명의 말씀으로 살아 숨쉽니다.
신학교에 입학했던 첫 해 여름방학에 사랑하는 형님(라파엘)이 하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형님의 죽음 이후 유품을 정리하면서 몇 장의 편지를 찾게 되었습니다. 형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준주성범’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그래서였던지 편지의 마지막에 준주성범의 한 단락을 적어 놓았습니다. “사랑이 있는 자는 날아가고 달음질하고 즐거워하며, 자유스럽고 또 거리낌에 붙잡히지 않는다. 모든 것을 위하여 모든 것을 주고, 모든 일에 모든 것을 얻으니, 모든 선이 흘러나오는 지존하신 분에게 모든 것을 초월하여 고요히 잠겨 있는 까닭이다.”
그리고 부제품을 넉 달 남겨두고 제 삶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였던 아버지(아브라함)가 무엇이 그리 급하셨던지 “사랑하는 아들아! 난 네가 사제가 되어도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먼저 배려하는 신부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라는 마지막 말씀을 남기시고 영원하신 아버지께로 돌아가셨습니다.
인간의 유한함과 삶의 무상함을 온 몸으로 느끼며 끊임없이 읊조렸던 시편은 “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나 비록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내 곁에 주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어라!”(시편 23, 1~4), 그리고 이사야서의 아래 구절을 지치지 않고 되뇌었습니다. “마음을 돌려 진정하는 것이 구원받는 길이다. 고요히 믿고 의지하는 것이 힘을 얻는 길이다.”(이사야 30, 15)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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