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8월 12일자에는 가톨릭교계의 신앙정체성 확립과 구원관을 강화하는 교리교육과 신자 재교육의 당위성을 제기하고 있다. 신앙정체성을 확립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정체성 확립에 반하는 몇 가지 요인들을 제거해 줘야 한다.
우선 신자 재교육이 영성적인 면을 강조해 성경에 대한 해석을 지나치게 소홀히 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타 종교에서는 경전의 의미 해석과 함께 설법으로 인간의 지적인 이해를 돕게 하고 그것을 여러 번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내면화하는 영성적 신앙 발전을 도모한다. 그럼에도 이론적·학문적 판단없이 맹목적 믿음을 강조하는 것은 신자들에게 있어 신앙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쉽게 냉담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성경에 대해 장절 하나 하나를 풀이하는 노력보다 의식에만 의존하게 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특히 가톨릭신자들의 성경빈약증을 걸리게 한 요인인 것이다.
몇 가지 예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뜻에 대해 질문하면 글자 그대로 믿으라는 식이다. 이는 ‘엄위하고 높은 존재의 하느님, 그리고 우리 아버지와 같이 자애로우신 하느님’의 뜻이 아닐까. ‘하늘나라’ 또는 ‘하느님 나라’도 단순히 하늘 위에 있는 나라의 뜻이 아니라 ‘사랑과 정의, 평화와 진리가 충만한 곳’을 의미한다. 이러한 해석보다 영성적 믿음만 강조되는 것은 확신 없는 믿음으로서 자극과 반응, 강화의 원리를 벗어난 교리교육의 부실에서 비롯된다.
다음으로 주일미사 강론이 개선돼야 한다. 강론이 신자들에게 참된 하느님의 메시지로 전달되어 제욕을 정화하여 바른 삶을 가져다 주지만 어떤 경우에는 훈계식이거나 정치 비판, 죄의식을 환기시키는 내용이 있어 오히려 신앙정체성 확립에 역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
끝으로 현대의 이단사상이나 타 종교로 개종한 자들의 견해나 원인도 살펴보면서 타 종교와의 교리도 이해하고 비교하는 가운데 보편적인 진리를 찾도록 지도해야 한다. 교리교육이나 신자 재교육을 통한 보다 확실한 이해와 판단에서만 신앙의 정체성이나 구원의 확신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손두수(안토니오·인천 송림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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