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안양대리구가 오는 10월 한달간 대대적인 선교운동에 돌입한다. 대리구내 24개 본당 신자 10만여 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한국교회에서 선례가 없는 대규모 선교운동이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90년대 이후 한국교회의 대인(對人) 선교활동은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돼왔다. 가두선교운동을 비롯해 새로운 양 찾기, 잃어버린 양 찾기운동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판과 우려가 없진 않았지만, 모두 그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
안양대리구의 선교운동은 몇가지 점에서 앞선 활동들 보다 진일보한 것처럼 보인다. 우선 인터넷, 가정방문, 가족선교, 거리선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물량과 외연(外延) 면에서 사상 초유가 될 듯 하다. 10월 하순께 두 차례 대리구 전 신자들이 참여하는 거리선교가 예정되어 있고, 선교 기도문, 현수막, 포스터, 스티커, 뱃지도 제작해 배부했다. 대리구청에 상황실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선교상황을 파악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선교운동의 주체를 각 본당 ‘소공동체’로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소위 ‘신자 모으기’ ‘신자 확보’라는 단순 양적 팽창에 치중될 우려를 염려한 대응책으로 해석된다. 안양대리구는 “기존 신자들의 영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효과도 노렸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우려 또한 없지 않다. 자칫 교회의 선교사명이 신자 수 늘리기가 전부인 것처럼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복음화’라는 보다 큰 틀 안에서 선교는 ‘활동’과 ‘삶’이 함께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교에 임하는 자신부터 복음을 살고, 기쁨을 느끼는 신앙생활이 되어야 한다. 내게 ‘복음’일때 전하는 말씀도 ‘복음’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운동이 말 그대로 일회성 ‘운동’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러 대리구측의 희망처럼 소공동체 구성원들이 선교 사명에 대한 확고한 의식을 다지고 공동체의 일치를 도모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무엇보다 선교운동에 임하는 신자 각자의 자발성이 중요하다. 마지못해 하는 활동이 제대로 된 결실을 맺을리 없다.
규모와 내용 면에서 유래가 없는 이번 선교운동이 양(量)과 질(質)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한국교회의 새로운 선교활동 사례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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