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난히도 추웠던 2006년 겨울 군에 입대했다.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나 생활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했지만 좋은 동기들을 만나 훈련에 임할 수 있어 조금씩 적응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생활하고 있는 대대에 전입한 후 대구 논공성당에 다닐 수 있게 됐다.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적극 지원해 주신 대대장님의 배려 덕분이었다. 나는 천주교 군종병으로 자원해서 성가대와 레지오 등 단체 활동을 하며 본당 교우분들과의 친교를 위해 노력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유격훈련 기간 중 이강태 주임신부님과 교우분들이 유격훈련장으로 위문오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분들께서는 손수 만드신 음식을 나눠 주시고 기도해 주셨다. 그 덕분에 우리들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훈련을 마칠 수 있었다.
1년이라는 생활을 되돌아보며 이 모든 것이 하느님과 성모님께서 보살펴 주신 은총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은총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더 열심한 기도로써 하느님께 나 자신을 봉헌해야 겠다.
사람은 생각하기에 따라 모든 사물과 결과가 달리 보인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겼던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누릴 수 있었겠는가 생각해 보면 내가 얼마나 미천한 존재이고 또 많은 은혜를 입고 있는가 그동안의 시간을 돌이켜 보게 된다.
문성희(토마스 아퀴나스·육군8251부대7대대 병장)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